부산 중고거래 살인사건
2019년 10월 21일 오후 6시 40분경, 중고나라를 통해 '가구를 구입하겠다'며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 방문한 26세 남성 A씨가 집 주인인 30대 중반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강취한 사건.
20대 남성 A씨는 사건 당시 일정한 직업과 수입 없이 계좌 잔고가 약 39만원에 불과했고, 채무 1,000여 만 원을 지고 있었으나 이를 갚지 못해 채무변제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여자친구의 주거지인 연제구의 모 건물에서 거주하는 중이었다.
A씨는 사건 4일 전인 2019년 10월 17일 네이버 모 카페에 가입하여 살인 수법과 관련한 정보를 얻었으며, 10월 20일 오후 2시경 피해자가 중고나라에 게시한 가구 판매글을 보고 피해자의 전화번호로 연락, 접근을 시도하였다.
2019년 10월 20일 오후 3시 30분경, A씨는 '가구를 확인하겠다'는 명목으로 부산진구에 위치한 피해자의 자택으로 찾아갔다. 그는 첫 번째 방문에서 피해자가 아파트에 혼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같은 날 유튜브에서 '사람을 쓰러트리는 방법' 등의 동영상을 검색해 시청하였다. A씨는 같은 날 다시 피해자의 집을 방문해 이번에는 '가구의 크기를 측정하겠다'는 명목으로 범행 장소 내부를 물색했다.
10월 21일 오후 6시경, A씨는 세 번째로 피해자의 아파트를 방문하여 가구 구매에 관한 대화를 하던 중 주먹과 발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A씨는 피해자로부터 주민등록번호, 금융 계좌 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뒤 목을 발로 밟아 살해하였다. 이어 피해자의 시신을 욕실로 끌고 가서 휴대전화의 충전기 선을 목에 감아 피해자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였으며, 피해자의 휴대전화, 출입문 카드키,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을 가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10월 22일 6시 30분경, A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8차례에 걸쳐 약 2,6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였으며, 같은 날 오후 11시경 다른 앱으로 600만 원의 현금을 인출했다.
한편, A씨는 갖고 있던 피해자의 휴대 전화로 피해자의 직장 동료와 가족들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당분간 연락이 어려울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피해자의 가족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확인을 요청했고 요청을 받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피해자가 연락이 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직장 동료들 역시 다음 날 피해자가 출근하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3. 수사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의 집에 들어와 사망한 피해자를 발견했다. 현장에서 휴대전화 충전기 선이 시신의 목에 감겨 있는 것이 보였으나, 그 양태가 자살로는 보이지 않아 곧바로 과학수사에 돌입했고, CCTV 영상에서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가는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이틀 간의 추적 끝에 2019년 10월 23일 용의자 A씨를 체포하였으며, A씨은 10월 29일 구속되었다.
A씨는 "피해자가 갑자기 나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했고, 화가 나 얼굴을 몇 대 때렸다"고 진술했으며, 자신이 정신과적 질환을 장기간으로 앓아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발적인 범행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을 이용한 심층 수사 결과, 전술한 대로 사전에 사람을 제압하거나 살해하는 것과 관련된 정보를 검색했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시신을 위장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 잔고에서 돈을 갈취하여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고 여자친구에게 송금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이에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계획적 범죄임이 드러났으나 A씨는 이러한 추궁에도 거짓말로 일관하였다. 또한 자신이 갈취한 피해자 재산의 일부를 이용해 변호사를 선임하려고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4. 재판
2020년 5월 16일, 1심 재판부는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채 빚에 시달리고 있었던 점, 범행 전 피해자가 혼자 거주하는 여성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가 중고거래로 가구를 살 필요가 없었던 점, 범행 직전 인터넷 카페와 유튜브에서 살인 및 사람을 기절시키는 것과 관련한 내용을 검색한 점, 당시 상황을 볼 때 피해자가 먼저 공격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시신을 자살로 위장하려고 한 점, 범행 후 피해자의 통장에서 빼돌린 돈을 채무 변제 및 사적으로 유용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0년 11월 4일, 2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2021년 2월 4일 대법원이 A씨의 상고를 기각하여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