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 중학생 집단괴롭힘 자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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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0일 오전 8시, 덕원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남학생 권승민 군(이하 권 군, 당시 만 13세)이 집단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신매동 소재의 자신의 7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1년 말에 우리나라의 국민과 학부모들에게 허탈감 및 공분을 안겨 준 사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소년은 길고 긴 유서를 남겼으며, 유서에 나오는 가해자들의 가혹행위가 너무 잔인해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였다. 이 사건 이후로 한국 사회는 학교폭력에 극히 민감하게 되었으며, 경찰청은 교육부의 협조 아래 학교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일지라도 강경 처벌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가해자들은 학년 초인 3월 중순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피해학생 권 군에게 "넥슨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대신 해 달라"고 명령하듯이 강요해서 강제로 컴퓨터 게임을 시켰다. 또 이들은 권 군의 돈을 빼앗기 위해 은행 통장과 현금카드를 갈취하여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강제로 인출하여 빼앗았다. 갈취한 돈은 모두 간식과 PC방 목적의 유흥비로 탕진해 버리고, 만일 계좌 비밀번호를 말하지 않거나 틀린 비밀번호를 알려 주면 가차없이 처참하게 마구 두들겨 패는 만행을 저질렀다. 자신들의 숙제를 대신 시키거나 술, 담배를 사오게 하는 심부름 따위를 시킨 것은 기본이었고, 자신들이 갖고 싶은 고가의 물건이 있으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강제로 주문시켜 자신의 집으로 배달을 시키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자기네들끼리 배달시켜서 실컷 먹고 나서 음식값은 권 군에게 계산하라고 강요를 했다. 심지어는 약값이나 병원 진료비까지 요구했다. 만일 권 군이 참다못해 화내면서 대들고 반항하거나 자기들의 명령을 듣지 않으면 주먹과 발, 심지어는 각목이나 철근, 야구방망이 같은 흉기로 수십분 동안 수십 번씩 두들겨 패는 것은 기본이고, 라디오를 들게 하고 무릎을 꿇리고 물고문에다 라이터불로 화상을 입히려 위협을 하는 등 성인 조폭들보다 더한 이루 말할 수 없는 심한 폭행과 모욕을 가했다. 한편 희생된 권 군에게 온라인 게임을 자기들 대신 할 것을 강요했으니 가해자들이 집단괴롭힘을 가한게 가해자들이 게임에 중독돼서 그런 것으로 치부되어 선처가 요구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가해자들의 현재 나이는 만 26~27세이다.

사건 발생 3일 후(2011년 12월 23일) 대구수성경찰서는 피해자 권 군이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한 서원규(14), 우재관(14) 학생을 불러 조사하였다. 서원규, 우재관은 대체로 유서의 내용을 시인했으나 "장난으로 한 일인데 이렇게 되고 말았다"면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형사미성년자가 아닌 만큼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권 군의 교우관계는 생전에 매우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2~3명 정도 소수 가해자들이 권 군을 괴롭힌 곳은 학교보다는 주로 권 군의 집이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왕따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우동기 당시 대구광역시교육감은 "대구 교육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면서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휴대전화에 들어 있던 문자 메시지를 복원했는데 더욱 끔찍한 정황이 나타났다. , 아카이브

피해자 권 군의 친형(2011년 당시 고1, 1995년생)은 자신이 하나뿐인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자책하며 지냈다고 한다. 

이후 교사인 어머니의 인터뷰도 올라왔다. 

제가 그동안 말을 못하지만, 매일 라면이 없어지고, 먹을 게 없어지고, 갖가지가 없어진 이유가 있어요. 제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서원규하고 우재관이라는 애들이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절 괴롭혔어요. 매일 라면을 먹거나 가져가고 쌀국수나, 용가리, 만두, 스프, 과자, 커피, 견과류, 치즈 같은 걸 매일 먹거나 가져갔어요.

3월 중순에 XXX라는 애가 같이 게임을 하자고 했는데, 협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매일 컴퓨터를 많이 하게 된 거예요. 그리고 그 게임에 쓴다고 제 통장의 돈까지 가져갔고, 매일 돈을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 등수는 떨어지고, 2학기 때쯤 제가 일하면서 돈을 벌었어요. (그 애들이) 계속 돈을 달라고 해서 엄마한테 매일 돈을 달라고 했어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담배도 피우게 하고 오만 심부름과 숙제를 시키고, 빡지까지 써 줬어요. 게다가 매일 우리 집에 와서 때리고, 나중에는 XXX이라는 애하고 같이 저를 괴롭혔어요.

키우라는 양은 더 늘고, 폭행 정도도 늘고, 수업시간에는 공부하지 말고, 시험 문제 다 찍고, 돈 벌라 하고, 물로 고문하고, 모욕을 하고, 단소로 두들겨 패고, 우리 가족을 욕하고, 문제집을 공부 못 하도록 다 가져가고, 학교에서도 몰래 따돌리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를 시키는 등 그런 짓을 했어요.
12월에 들어서 자살하자고 몇 번이나 결심을 했는데, 그때마다 엄마, 아빠가 생각나서 저를 막았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저도 정말 미치겠어요. 또 밀레 옷을 사라고 해서 자기가 가져가고, 매일 나는 그 녀석들 때문에 엄마한테 돈 달라 하고, 화내고, 매일 게임하고, 공부 안 하고, 말도 안 듣고 뭘 사 달라는 등 계속 불효만 했어요. 전 너무 무서웠고 한편으로는 엄마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하지만 내가 사는 유일한 이유는 우리 가족이었기에 쉽게 죽지는 못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몸은 성치 않아서 매일 피곤했고, 상처도 잘 낫지 않고, 병도 잘 낫지 않았어요. 또 요즘 들어 엄마한테 전화해서 언제 오냐는 전화를 했을 거예요. 그 녀석들이 저한테 시켜서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물은 다음 오시기 전에 나갔어요.

저, 진짜 죄송해요. 물론 이 방법이 가장 불효이기도 하지만, 제가 이대로 계속 살아있으면 오히려 살면서 더 불효를 끼칠 것 같아요. 남한테 말하려고 했지만, 협박을 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쯤에 김○○이나 윤○○이란 애들이 자세하게 설명해 줄 거예요.

오늘은 12월 19일, 그 녀석들은 저에게 라디오를 들게 해서 무릎을 꿇리고 벌을 세웠어요. 그리고 5시 20분쯤 그 녀석들은 저를 피아노 의자에 엎드려 놓고 손을 봉쇄한 다음 저를 폭행했어요. 또 제 몸에 칼등을 새기려고 했을 때 실패하자 제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 했어요. 그리고 할머니 칠순잔치 사진을 보고 우리 가족들을 욕했어요. 저는 참아 보려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걔들이 나가고 난 뒤 저는 제 자신이 비통했어요. 사실 알고 보면 매일 화내시지만, 마음씨 착한 우리 아빠, 나에게 베푸는 건 아낌도 없는 우리 엄마, 나에게 잘 대해 주는 우리 형을 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제가 일찍 철들지만 않았어도 저는 아마 여기 없었을 거예요. 매일 장난기 심하게 하고 철이 안 든 척했지만, 속으로는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사랑했어요. 아마 제가 하는 일은 엄청 큰 불효인지도 몰라요. 집에 먹을 게 없어졌거나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혼내실 때, 부모님을 원망하기보단 그 녀석들에게 당하고 살며 효도도 한 번도 안 한 제가 너무 얄밉고 원망스러웠어요. 제 이야기는 다 끝이 났네요. 그리고 마지막 부탁인데, 그 녀석들은 저희 집 도어키 번호를 알고 있어요. 우리 집 도어키 번호 좀 바꿔 주세요. 저는 먼저 가서 100년이든 1000년이든 저희 가족을 기다릴게요.

12월 19일 전 엄마한테 무지하게 혼났어요. 저로서는 억울했지만, 엄마를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그 녀석들은 그날 짜증 난다며 제 영어 자습서를 찢고 3학년 때 수업하지 말라고 XXX은 한문, XXX는 수학책을 가져갔어요. 그리고 그날 제 라디오 선을 뽑아 제 목에 묶고 끌고 다니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라 하였고, 5시 20분쯤부터는 아까 한 이야기와 똑같아요.

저는 정말 엄마한테 죄송해서 자살도 하지 않았어요. 어제(12월 19일) 혼날 때의 엄마의 모습은 절 혼내고 계셨지만, 속으로는 저를 걱정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부모님한테나 선생님, 경찰 등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걔들의 보복이 너무 두려웠어요. 대부분의 학교 친구들은 저에게 잘 대해 줬어요. 예를 들면 윤○○, 김○○, ○○○, ○○○, 최○○, 이○○, 장○○, 황○○, 최○○, 전○○, 이○○, 장○○, 이○○, 김○○, 남○○, 유○○ 등 솔직히 거의 모두가 저에게 잘 해 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저는 매일매일 가족들 몰래 제 몸의 수많은 멍들을 보면서 한탄했어요.

항상 저를 아껴 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 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 주고, 나에게 잘 해 주던 우리 형, 고마워.
그리고 항상 나에게 잘 대해 주던 내 친구들, 고마워.
또 학교에서 잘하는 게 없던 저를 잘 격려해 주시는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 저희 집 도어키 번호를 바꿔 주세요. 걔들이 알고 있어서 또 문 열고 저희 집에 들어올지도 몰라요.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아빠, 매일 공부 안 하고 화만 내는 제가 걱정되셨죠? 죄송해요.
엄마, 친구 데려온답시고 먹을 걸 먹게 해 준 제가 바보스러웠죠? 죄송해요.
형, 매일 내가 얄밉게 굴고 짜증 나게 했지? 미안해.

하지만, 내가 그런 이유는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란 걸 앞에서 밝혔으니 전 이제 여한이 없어요. 저는 원래 제가 진실을 말해서 우리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지만, 제가 진실을 말해서 억울함과 우리 가족 간의 오해와 다툼이 없어진 대신, 제 인생 아니 제 모든 것들을 포기했네요. 더 이상 가족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슬프지만 저는 오히려 그간의 오해가 다 풀려서 후련하기도 해요. 우리 가족들, 제가 이제 앞으로 없어도 제 걱정 없이 앞으로 잘 살아가기를 빌게요.

저의 가족들이 행복하다면 저도 분명 행복할 거예요.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언젠가 우리는 한 곳에서 다시 만날 거예요. 아마도 저는 좋은 곳은 못 갈 것 같지만, 우리 가족들은 꼭 좋은 곳을 갔으면 좋겠네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괴롭힘 당하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우리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막내 권승민 올림-

P.S. 부모님께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 못 전했지만, 지금 전할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 권 군이 죽기 전 남긴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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