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7일 인천광역시 계양구 작전동의 한 이발소에서 여주인 A씨(당시 43세)가 목 왼쪽 아랫부분을 흉기에 한 차례 찔린 채 살해당한 사건. 범인의 지문이나 족적이 전혀 지지 않은 데다 흉기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상가 건물과 이발소에 CCTV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범인을 찾아낼 길이 없었고 목격자조차도 전혀 없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장기 미제사건이다.
2003년 10월 17일 오후 1시쯤 인천광역시 계양구 작전동의 한 이발소에서 여주인 A씨가 목 왼쪽 아랫부분을 흉기에 한 차례 찔린 상태로 바닥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발소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루어진 옛 미진상가 B동 지하 1층에 있었다. 이 상가 건물은 부평구와 계양구를 연결하는 왕복 6차로의 계양대로에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다.
A씨의 가게는 성인 남성들의 머리를 깎아 주는 평범한 이발소가 아니라 유사성행위를 해 주는 흔히 '쌍딸깍이 이발소'라고 불리는 퇴폐업소였다. A씨는 사건 발생으로부터 1년 전에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 정도의 월세를 내고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며 면도사인 여동생이 가끔씩 숨진 언니를 도왔다고 한다. 이발소에는 하루 평균 3∼4명의 손님만 드나들었다.
여주인이 살해되자 경찰은 계양경찰서 형사들을 모두 투입해 수사 전담반을 편성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다른 일반적인 살인 사건과 달리 의아한 점이 많았다. 숨진 여주인은 가운을 입은 채 숨져 있었고 성폭행을 당한 정황도, 심하게 저항한 흔적도 없었으며 사라진 돈도 없었고 범인의 지문과 신발 자국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물론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목 부위를 찔린 점으로 보아 많은 출혈이 있었을 것인데 사건 현장에는 혈흔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여주인의 사인은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사였고 사망 추정 시각은 16일 밤부터 17일 오전 사이로 판단되었다. 그런데 상가 건물과 이발소에는 CCTV가 없었으며 상가가 대로변에 위치해 많은 사람이 다녔는데도 목격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이발소 여주인이 반항한 흔적이 없는 데다 예리한 흉기에 한 번 찔려 살해된 만큼 전문가에 의한 청부살인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수사 초기에는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형사들은 이 사건이 전문 살해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며 특히 뒤에 있던 누군가가 여주인의 양팔을 강제로 잡고 있는 상태에서 앞쪽에서 예리한 흉기로 찌른 것으로 보고 단독범행이 아니라 범인이 2∼3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경찰은 범행 시간을 동생이 언니와 통화했던 오전 7시 30분 이후인 오전 8시~10시 사이로 보고 당시 이발소를 출입했던 인물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으며 A씨에게 원한이나 돈 문제로 다퉜던 인물이나 퇴폐이발소를 자주 드나들었던 단골, 4층 인력사무소를 출입하던 건설 인부, 우범자, 동종 전과자 등 10여 명을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탐문 수사를 벌였지만 모두 알리바이가 확실했다.
마지막으로 통화하고 시신을 처음 발견한 여동생도 초기에는 의심을 받았다. 여동생은 경찰에서 "형부가 언니와 연락이 안 된다며 한번 가보라고 해 이발소에 들렀는데 언니가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남편에 대해서도 집중수사를 벌였는데 지방에서 사업을 하던 남편은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죽으면 단독주택 등 3억 원이 넘는 유산을 남편이 물려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혹시 사업 실패로 진 부채를 갚기 위해 유산을 노리고 저지른 게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으며 A씨와 남편은 서로 별거 중이라 사실상 이혼한 상태나 다름없다는 이웃들의 증언이 나왔으므로 남편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으나 남편의 알리바이가 입증되면서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평소 주변 상인들과 왕래도 없고 원한도 산 일이 없었던 이발소 여주인 살인 사건은 경찰이 1년이 넘도록 수사를 벌였지만 증거 등이 없어 용의자도 찾지 못하고 끝내 미궁에 빠졌다.
상가 지하 1층은 살인 사건이 벌어진 곳이라 임대가 안 돼 한동안 비어 있었다고 한다. 이후 한 업체가 입주했는데 종업원들이 야근을 할 때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해 몇 개월 만에 이사 간 적도 있다고 한다. 1월 28일 출범한 인천지방경찰청 미제사건팀은 작전동 이발소 여주인 사건을 인천의 미제사건으로 분류하고 당시 수사 자료와 현장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이덕복 미제사건팀장은 "미제사건은 묻지마식 범행 아니면 대부분 주변인들의 소행"이라며 "이번 사건의 범인을 끝까지 추적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 관련 제보는 인천지방경찰청 강력계 미제사건팀(032-455-2854·2855) 또는 인천계양경찰서 032-363-6112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