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6일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 309번지에 위치했던 충남떡방아간 2층 가정집에서 집 주인 김 씨(당시 56세)와 부인 임 씨(당시 53세)가 피살된 채로 발견된 사건. 두 사람은 모두 전신을 칼로 난자당한 채로 살해당했으며 현장에서 적금 통장이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되었으나 더 이상 범인을 잡지 못하고 현재까지 17년째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2006년 11월 16일 오전 7시, 인천광역시 부평구 십정동에 위치한 어느 주택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피살자는 그 집 주인인 김 씨 부부였고 최초 발견자는 1층에 살던 세입자(당시 49세)였다. 경찰이 세입자의 신고를 듣고 급히 출동해 살펴보니 현장은 상상 이상으로 매우 참혹했다. 남편 김 씨의 몸에서는 8군데 자창이 발견되었고 아내 임 씨는 무려 37군데나 칼에 찔린 흔적이 있었다. 시신 옆에는 피 묻은 1회용 비옷이 놓여 있었고 외국 제품으로 추정되는 신발자국도 남아 있었다.
김 씨 부부를 최초로 발견한 세입자는 그 날 새벽에 2층에서 전화벨 소리와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려 아침에 올라가 보니 김 씨 부부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방 안 서랍은 열린 채로 누군가가 뒤진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패물과 현금은 모두 고스란히 남아 있었으며 없어진 것은 부엌 찬장에 있던 1억원의 적금 통장 뿐이었다. 비밀번호를 모르면 또 적금을 부은 사람의 동의가 없으면 전혀 건드릴 수 없는 적금 통장을 범인은 왜 가져간 것일까?
숨진 김 씨는 건축업을 하던 사람이었고 임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거액의 빚을 지고 있지도 않았으며 이웃과의 사이도 원만했다고 한다. 이 부부를 살해한 범인은 현관문을 따고 들어오지도 않았고 담을 넘은 흔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 부부가 문을 열어줬고 범인은 태연하게 걸어 들어왔다는 뜻이 된다. 이로 보아 범인은 피해자와 면식 관계에 있는 자라고 볼 수 있었다. 경찰은 김 씨 주변 인물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나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현장에 대한 의문점은 바로 이 피 묻은 비옷이었다. 범행 현장에서는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피 묻은 비옷만 남겨져 있었다. 사건 당일엔 비나 눈이 내리지 않았으므로 범인이 옷에 피가 튀는 걸 막기 위해 입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였다. 그런데 그렇게 계획적인 범인이 증거가 될 수 있는 비옷을 눈에 잘띄게 시신 옆에 남겨놓고 간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건 김 씨 부부에게서 전혀 저항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범인이 칼로 공격을 한다면 최소한 손을 휘둘러서라도 방어하기 마련인데 김 씨 부부에게선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인이 피해자를 수십 차례나 공격한 것으로 보아 원한 관계에 있는 자이며 저항흔이 없는 것으로 보아 면식범의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김 씨의 자녀들도 용의선상에 올랐다.
또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족적이었다. 범인은 현장에 머리카락 하나, 지문 하나 남겨 놓지 않았는데 족적만은 그대로 남겼다. 왜 그럴까? 그런 치밀하고 대담한 범죄를 계획했으면서 피 묻은 우비와 족적을 그대로 남겨 놓고 사라진 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 부부가 살해된 뒤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형사 60여 명을 투입해 단순 강도와 원한 두 갈래로 수사를 진행했다. 김 씨의 집은 부평구 십정동에서도 골목길을 한참 따라 올라가 다세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에 위치했는데 그곳은 인천에서도 낙후된 곳이었다. 숨진 김 씨는 1층 절반은 건축 설비업체에게, 나머지 절반은 방앗간에 세를 줬다고 하며 1층 두 세입자들은 남매지간이라고 한다. 김 씨 부부는 그 집 2층에서 살았는데 슬하에 두 아들이 있는데 장남은 의대생이었고 차남은 수의대생이었으며 이 두 아들은 같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김 씨 부부는 돈을 벌어 두 아들의 뒷바라지를 해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강도의 소행이라면 서랍장을 뒤졌을 때 보았을 패물과 현금들을 들고 튀어야 정상인데 정작 없어진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적금 통장뿐이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김 씨 부부의 모든 계좌와 가입한 보험 등에 대해서 조사했지만 돈을 빼간 흔적은 없어서 원한 관계에도 무게를 뒀다. 없어진 것 중에는 통장과 함께 김 씨의 사업장부도 있었다. 수사 초기 경찰은 가족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지만 모두 알리바이가 입증되면서 혐의를 벗었다.
이어 김 씨와 사업관계에 있던 사람 등 주변인들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특히 37차례 찔린 임 씨의 주변인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지만 특별한 원한 관계나 채무관계는 드러나지 않았다. 1층 세입자는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김씨는 이웃들과 잘 어울렸고 법 없이도 살 착한 사람이었다. 임씨는 생활력이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에도 이 사건이 발생한 집은 팔리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한다. 1층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의 말에 따르면 2층 주인집은 10년째 비어 있지만 차남이 매주 한번씩 들르고 있다고 한다. 사건 이후 이 집은 두 아들의 공동 명의로 되어 있으며 거실과 부엌만 사용할 뿐 부모의 유품이 있는 안방은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사건 이후 1년여 동안 수사를 벌였지만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고 용의자로 의심받았던 인물들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드러나지 않아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이 이 사건으로 조사한 인원만 무려 1,500여 명이었다고 한다.
본래 이 사건은 2021년 11월 16일 공소시효가 만료될 사건이었지만 태완이법으로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재수사에 돌입했다. 현재 인천지방경찰청에서는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을 발족해 인천 지역 12개 미제사건 중 하나로 이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다. 이덕복 미제사건전담수사팀 팀장은 "십정동 부부 살해사건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고, 훔쳐간 통장도 인출하지 않는 등 미스터리한 사건"이라며 "당시 수사기록 검토와 용의선상에 올랐던 인물 등에 대해 다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에는 유튜브가 발달하지 않았던 데다 살인 사건의 범인은 금방 잡힐 거라는 동네 사람들의 의견이 있었지만 이 사건의 범인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주민들이 안타까움을 표현했으며 현재는 유튜버들의 미제사건에 대한 비전문적인 프로파일링, 무속, 무단침입, 현장체험, 어그로성의 제목 등 조회수 용도로만 언급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게다가 인천 십정동의 재개발로 인하여 사건의 현장이 남아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