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일 수원시 영통구 하동 신대저수지에서 50대로 추정되는 신원불명의 남성이 토막난 시체로 발견된 살인 사건.
3월 2일 오후 2시경 4명의 낚시꾼이 신대저수지에서 낚시를 즐기다가 한 낚시꾼이 비닐봉투가 물위에 뜬 걸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 비닐봉투에 들어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사람의 토막난 사체였다. 낚시꾼은 처음엔 비닐봉투에 돼지고기가 든 줄 알았는데 사람 시체인 걸 확인하고 경악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뒤 저수지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펼쳐 시신이 담긴 비닐봉지 2개를 추가로 발견했는데 당시 발견된 사체의 부위는 어깨, 골반, 대퇴부 등 4구였다. 사체는 톱으로 고도로 예리하게 절단된 것으로 파악돼 범인이 칼이나 톱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전문가의 소행으로 예상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 파악을 위해 국과수에 DNA 감정을 의뢰했지만 국과수에서 돌아온 대답은 고작 피해자의 혈액형이 O형이라는 정보뿐이었다. 당시 수온이 매우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부패의 정도는 상당한 수준이었고 정작 중요한 머리와 손 등이 발견되지 않아 신원 확인은커녕 사건 발생 시점조차 확인이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경찰은 추가 사체를 찾기 위해 잠수부를 동원하고 저수지의 물빼기 작업까지 동원했으나 사체를 찾지 못했다. 300명에 달하는 실종자 대조 작업도 펼쳤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저수지 관리인 김 씨(41)는 사체의 부패가 꽤 진행된 점, 2월 20일여까지 저수지가 얼음으로 꽁꽁 언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범행 시점이 2월 20일 이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2월 20일 이전에 얼음을 깨고 시체를 유기한 뒤 다시 얼음이 얼어 그 밑에 가라앉는 상황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으나 그랬다면 흔적이 남 아있을 텐데 당시 그런 흔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물론 겨울에는 시신의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수지가 얼기 전에 시체가 유기되었을 확률이 더 높다.
신대저수지 사건
O형인 피해자의 혈액형, 170~176cm로 추정되는 키, 종아리에 새겨진 큐피트와 LOVE 문신 등이 당시 건진 정보의 전부였다. 가장 중요한 신원 파악이 좀처럼 되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초기 신원 파악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사의 진행이 가로막힌 와중에 시신 발견 2달 후에 드디어 사체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5월 6일 오후 2시 30분 경 낚시 중이던 이모씨(당시 55세)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추가로 발견된 사체는 머리와 손, 무릎 등 5점이었다. 당시 피해자의 성기마저 절단되어 있었기 때문에 범인의 잔혹한 수법이 드러났다. 경찰은 국과수에 다시 신원확인을 의뢰해 1달 안에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발견된 손의 지문은 모두 도려내진 상태였으며 남은 지문 등을 조합해 의뢰했으나 시료가 부족하고 사체의 부패 정도가 심해 끝내 피해자의 신원은 확인할 수 없었다. 수사를 전국 규모로 확대해 피해자 나이대의 미귀가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도 진행해봤으나 허탕이었다. 단지 피해자의 몸에 새겨진 문신 등으로 피해자가 전과자라든가 조직 생활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추정해 볼 뿐이었다. 이후 수사의 추가적인 발전은 없었고 사건이 발생한 지 1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수사전담팀은 수 년 전에 이미 해체됐으며 이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소식도 현재는 거의 끊긴 상태다.
당시 일대에서는 흉악 범죄 사건이 계속 발생하였다. 3월 11일에는 권선구 호매실동 야산에서 이혜진(당시 11세)양이 토막난 시체로 발견되었고 3월 18일에는 시흥시 정왕동 군자천에서 우예슬(당시 9세)양의 토막난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이 두 사건은 범인이 잡혔으며 동일범의 소행으로 확인되었다.
3월 19일에는 수원시와 안양시의 경계 지점인 의왕시 왕송저수지에서 30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한 손이 테이프로 감기고 열 손가락이 모두 예리하게 잘려진 상태였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지고 미국 국적의 동거남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자살했다.
이런 일련의 잔혹 살인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자 당시 언론에선 수원 부근에서 제2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사들을 작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