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4일,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동에서 술에 취한 육군 현역 장 모 상병이 양 모 씨 집에 침입하여 예비신부 박 씨를 살해한 후, 양 씨도 살해하려다 양 씨가 정당방위를 행한 사건이다.
2. 사건 내용
2.1. 사건 발생
2015년 9월 24일 오전 5시 28분, 강원도 고성군 대한민국 육군 제22보병사단에서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장 모 상병(남, 당시 20세)은 오전 4시가 될 때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만취 상태로 공릉동의 주택가를 배회하였다. 그러다 오전 5시경 한 주택의 작은 방 창문의 유리를 깨고 내부로 침입하려다 집주인에게 발각되자 그대로 도주하였다. 이후 5시 20분경, 또 다른 주택의 집 앞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집주인에 의해 쫓겨났다.
그러나 장 모 상병은 또 다시 다른 주택으로 침입하려 시도했고, 이번에는 피해자인 양 모 씨(남. 당시 36세)의 집에 들어 갔다. 장 상병은 침입한 집의 주방에서 흉기를 꺼내 안방에서 취침 중이던 양 모 씨의 예비신부 박 모 씨(여, 당시 33세)를 찔러 살해했다. 이 때 건너편 방에서 자던 양 씨가 비명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후, 격투 끝에 장 모 상병이 들고 있던 흉기를 빼앗았다. 장 모 상병은 다시 양 씨가 들고 있던 칼을 뺏기 위해 올라탔으나, 그 과정에서 칼이 폐를 찔러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2.2. 경찰 조사
경찰은 현장주변 CCTV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장 상병의 동선을 분석했고, 당사자들 간의 1년 간 통화기록, 디지털 증거분석, 동료, 가족, 지인, 이웃 등 주변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예비신부 박 모 씨와 장 상병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로 판단했다. 즉,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 상병이 양 모 씨 집에 침입한 동기에 대해서는 “장 상병이 과거 양 씨 집 인근에서 살았던 적이 있고, 주변인들은 평소 장 상병이 술만 마시면 다소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장 상병이 박 모 씨를 살해했다고 보는 근거로는 장 상병과 박 씨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던 점, 그리고 살해한 흉기와 박 씨의 손톱에서 장 상병의 DNA가 발견된 점, 박 씨와 장 상병의 손에서 동일한 섬유(이불 등) 미세증거가 발견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박 씨의 손에서는 양 씨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 범행 발생 직전, 술에 취한 장 상병이 다른 집에도 들어가는 등 장 상병의 행적에서 수상한 행동이 CCTV를 통해서 확인됐으며, 지역 주민들의 진술과 112신고 내역을 통해서도 장 상병의 침입 이후에 박 씨의 비명소리가 들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양 씨가 박 씨와 장 상병을 모두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방의 혈흔 패턴으로 봤을 때 박 씨가 강하게 저항해 범인과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박 씨에게서는 양 씨의 DNA가 확인되지 않았고, 사고 발생 이전에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에 대한 주민들의 진술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서도 양 씨의 진술은 모두 진실반응을 나타냈으며, 이러한 점들을 모두 종합해봤을 때 박 씨를 살해한 것은 장 상병으로 판단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양 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불기소 의견'으로 결론지어 2016년 12월경 검찰에 송치하였다. 또한 당초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집주인이 피의자로 의심되는 등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경찰은 박 씨와 장 상병이 아는 사이였다거나 양 씨가 장 상병이 침입하기 전에 박 씨를 살해했을 것이라는 등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디지털 증거 분석과 부검 등을 통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선을 그었다.
2.3. 검찰 조사
2015년 12월,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 뒤 거의 2년간이나 검토하는 등 최종 판단을 내릴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7년 9월에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23명 전원이 참석한 상태로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전원의 의견으로 불기소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2.4. 최종 결정
사건이 발생한지 2년이 넘은 2017년 10월, 검찰도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최종적으로 '죄가 안됨'으로 인한 불기소 처분으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피해자 양 씨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리게 되었다.
3. 궁금한 이야기 Y의 조작 방송
여기까지만 보면 한 가정이 불의의 사고로 파탄난 비극적인 사건으로 끝났겠지만,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였다. 2015년 10월 9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마치 양 씨가 살인범인 것처럼 묘사하는 내용으로 편집하여 방송을 내보냈다. 사건이 발생한지 2주도 되지 않았고, 경찰조사가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이었기에 방송에서는 정확히 상황판단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씨가 슬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인터뷰를 조작해 살인범으로 묘사하였으며 가해자인 장 모 상병을 남을 구하려다 사망한 의인으로 묘사하는 천인공노할 일을 당당히 방송으로 내보낸 것이다.
제작진의 변명 역시 가관인데 “연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양 씨의 태도와 정당방위만을 주장하는 공격성에 다소 놀랐던 것이 사실”이라며 “피해자 유족의 감정이라기엔 너무나 냉소적이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으로 끝맺었다.
이에 양 씨는 반박글을 SBS에 홈페이지에 올렸고, 이를 디스패치에서 다루었다. 양 씨가 훗날 오늘의유머에 쓴 글에 의하면, 자신이 발설하면 피의사실공표죄가 되기에 SBS에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경찰도 피의사실공표죄 때문에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방송이 아무런 근거없이 소설을 쓴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방송 이후, 장씨가 억울하게 누명썼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죽은 군인(장 상병)의 친구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지만, 해당 글의 원본은 삭제되었다. 해당 글의 내용과 양 씨의 해명을 실은 기사 참조.
여튼 이 방송 때문에, 양 씨를 의심하는 주장이 계속 있었고, 2017년 10월 양 씨의 무죄(살인이 아닌 정당방위)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여전히 피해자인 양 씨를 의심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모습을 각종 SNS와 인터넷 기사 댓글에서 볼 수 있다.
양 씨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SBS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뻔뻔하게 "양씨를 범인으로 특정한 적이 없다"면서 사과를 거부하였다.
4. 사건 이후
피해자 양 씨는 2년이 넘는 세월동안 자신을 살인자라는 의혹 속에 살아가게 한 SBS를 비롯한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명예훼손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양 씨가 언론사에 제기한 형사소송 불기소 이후, 2020년 6월 민사소송에서도 재판부는 이 방송의 불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양 모씨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양 모씨는 민사 1심의 판결 이후에 항소를 포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