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만삭 전처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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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전주시의 한 미용실에서 43세 남성이 이혼한 전처를 살해한 뒤 전처의 남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사건.

 

2. 사건 정황
2024년 3월 28일 오전 10시 10분경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미용실에서 43세 남성(A씨)이 30대 여성(B씨)과 전처의 남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30대 여성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남자친구도 중상을 입어 치료받게 되었다.

미용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40대 남성(A씨)가 흰색 차량을 미용실 앞에 주차한 뒤 흉기를 등 뒤에 숨기고 미용실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이후 미용실에서 격한 상황이 벌어지는 듯 창문에 비친 커튼이 마구 흔들리고, A씨가 밖으로 나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달아나려 하자 또 다른 남성(B씨의 남자친구)이 뒤따라와 운전석 문을 열며 도주를 막았지만 놓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 숨진 여성은 만삭의 임산부로, 사건 발생 직후 뱃속 아이는 병원에서 긴급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게 되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인큐베이터에서 나오지 못하고 2024년 4월 14일, 아이마저 생후 17일 만에 사망했다.

범행 직후 A씨는 김제시로 도주했으나 경찰은 1시간 만에 A씨를 붙잡아 신변을 확보했다. A씨는 김제의 한 도로 위에 차량을 세우고 자살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의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3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으며 경찰 조사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거에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조사 결과, A씨는 전처와 1~2년 전 이혼한 상태였고 전처는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임신 중이었던 아이는 전처와 남자친구 소생 아이였다.

사건반장에서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평소 B씨에게 금전 요구를 해왔다고 한다. 한편 B씨는 평소 동네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풀던 인물이었는데, 미용실 리뷰에는 "머리뿐 아니라 인생 상담도 해줬다" "아주 친절하고 꼼꼼한 사장님" "친절하고 원두가 좋은지 커피가 맛난다" 등 칭찬이 쏟아졌기도 하고, 인근 학교 학생들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무료로 머리를 해주기도 했다. 그래서 사건 후에 미용실 앞에 학생들과 이웃들이 보낸 조화가 가득했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범행 이유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3월 29일, 경찰은 A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월 23일, 전주지방검찰청 형사2부(황성민 부장검사)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A(43)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병원에서도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 상태를 진단받았다고 한다.

2024년 5월 21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는 변호인을 통해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정신적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사흘 전 병원에서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 상태를 진단받았다”며 “의사 소견서에는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적시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에 피고인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임신 상태인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으나, 검찰은 “현장 CCTV를 보면 누구나 한눈에 만삭인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피해자의 언니는 "피고인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동생을 괴롭혔다"며 "임신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절대 용서하면 안 된다"고 울분을 터뜨리며 엄벌을 요구했다. 하도 심하게 오열해서인지 발음이 정확하지가 않고 우느라 발언이 멈춘 적도 많았다.

2024년 8월 27일,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으로 피해자는 생명을 잃고 가족과 이별했으며, 피해자 뱃속의 아이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를 잃고 자신 역시 17일 만에 숨을 거뒀다”며 “범행 며칠 전에 정신과를 찾은 걸로 감형을 시도하는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피고인에게 사법부가 자비를 베푼다면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청소년기 아버지의 폭행 등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했다”며 “이 또한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나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이런 죄인에게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저 같은 죄인은 죽어 마땅하다. 애 엄마와 그 가족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2024년 9월 26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5년간의 보호관찰 처분도 명했다.

재판부는 정신감정에 따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불안과 분노가 주 증상이었지 우울증을 앓지는 않은 데다 범행 전에 흉기 손잡이에 붕대를 감아 미끄러지지 않게 했고 인화물질 등을 준비한 점 등으로 미뤄 당시 심신 상태는 건재했다고 판단,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혼하고 다시는 찾아가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썼음에도 지속해서 협박하고 괴롭힌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으로 피해자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인 생명을 잃었고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범행 방식과 잔혹함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1심 판결보다 더욱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 또한 양형부당과 법리오해 등으로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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