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9일 충청북도 청주시 우암동에서 나체 상태로 신체 일부가 훼손된 채 덤프트럭 아래에 유기된 시신이 발견되었다. 신원은 청주의 한 미용 상사에서 강사로 일했던 배진영(가명, 당시 22세)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시신은 길 위에 옷이 다 벗겨진 채 인도와 도로 사이에 놓여 있었고 옷가지와 속옷, 양말이 널브러져 있었다.
휴대전화와 지갑은 각각 일주일, 두 달 뒤에 발견됐으나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의 부검 결과 사인은 끈에 의한 경부압박질식사였으며 좌측 가슴에 세 개의 열창과 우측 가슴에 치흔이 있었다. 특히 예리한 흉기로 신체 일부가 훼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건 전날 밤인 2000년 9월 8일 회식 자리에 간 피해자는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에 집에 간다고 회식 자리를 떠났고 그날 새벽 6시 마지막 통화 후 6시간 만에 집에서 3km 떨어진 한적한 도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피해자의 사망 당시 전화 발신기록에 있던 고향 친구는 당시 통화에 대해 "길가 차 소리가 났다. 명절 앞두고 오랜만에 집에 가는 거라고 (말했다)"며 "'나중에 전화할게'(라며) 다급하게 끊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직장상사는 "내려가면서 눈물이 나 있더라"며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북받쳐 뛰쳐나가지 않았나"라고 추측했다.
약 6분 뒤 2km 이상 떨어진 동네에서 휴대전화 위치가 잡혔는데 차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며 집 근처에서 또 한 번의 발신이 찍혔다.
전문가 소견에 따르면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를 두고 "술을 마시면 5, 6분 만에 1km 갈 수 없다"며 "이미 차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성폭행이 의심되는 상황임에도 유류품과 시신에서 범인의 흔적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류품은 사건 장소에서 800m 떨어진 레스토랑 근처 도로에서 발견되었고 지갑은 맨홀 하수구 청소 중 발견됐다.
추가적인 감식 결과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했지만 피해자를 목격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배진영(가명)의 친구로부터 사건이 있기 전 배진영의 전 남자친구가 집 앞으로 찾아와 소란을 피운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도 교제가 끝난 뒤에도 미련이 남아 피해자와 갈등 관계였다는 그를 수사 대상으로 놓고 수사를 진행하였다.
전 남자친구는 "의심의 여지가 있으니까 나를 찾았을 것"이라며 "걔랑 술 먹은 기억 없다. 당일 행적 같은 경우도 나는 집에 있었다"고 말했으며 "언제 봤는지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고 아무도 확인해 줄 수 없어 당시 범인으로 몰려 억울했다고 말했다.
그의 알리바이가 입증되진 않았지만 사건 기록을 살펴본 범죄심리학자들은 가까운 지인의 범행이라고 보기에 앞뒤가 맞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관은 피해자 사망 13일 뒤 일어난 '택시기사 강간 미수·살인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안남기"를 언급하며 "사건으로 구속이 됐다가 몇 년 후 택시 여승객을 강간, 살인한 사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안남기의 범행과 청주 미용강사 살인 사건의 시신 유기 방식, 사용 흉기 등 공통점을 제시했다.
안남기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여성 승객 3명을 살인한 40대 택시기사였으며 범행 대상을 지정할 때 ‘학생이다’라고 하면 보내고 ‘회사 다녀요’라고 하면 바로 범행을 저지른다고 알려졌다.
성폭행은 물론 금품 갈취 목적도 있는 안남기는 인적이 드문 곳에 시신을 유기했는데 범행 대상, 지역, 시기는 물론 시신 유기 방식, 범행 도구, 사인까지 유사했다. 하지만 안남기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가 없다.
피해자의 언니는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안남기와의 면회를 시도했고 이 자리에서 안남기는 자신의 수감 일자를 헷갈려했으며 피해자의 언니와 주고받은 편지 속에서 "피해자의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였다.
수사관은 "안남기에 대한 의심은 가지만 증거는 없어 수사선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CCTV나 블랙박스, 과학수사를 할 만한 여건이 미흡했다"며 "제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남기는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청주 미용강사 살인 사건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