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형동 원룸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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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2일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의 어느 원룸에서 발생한 강도살인 사건. KBS 특명 공개수배 방영 당시에 쓰인 제주 부녀자 살인사건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범인 이종호(당시 33세)는 2005년에 혼인빙자간음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2006년 6월 22일 출소하였고, 서귀포의 한 승마장 직원으로 일하던 중 승마장 사장의 아내인 2살 연상의 여성 안모(당시 35세)씨를 만나게 된다.

​2006년 8월 22일, 안씨는 승마장 사장과 이혼하며 승마장을 그만두고 제주 노형동에 원룸을 얻어 이종호와 동거를 시작했고, 이종호는 그런 안 씨로부터 차량과 휴대전화 등을 제공받는 등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다만, 당시 이종호는 무직자였던지라 PC방 등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등으로 생활하며 안씨와 다투며 둘의 사이가 금이 가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넉 달만인 12월 1일, 이종호가 안 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해 헤어졌는데, 이종호는 안씨와 헤어진 이후에도 안씨를 못 잊겠는지 다시 만나자며 문자메시지를 자주 보냈다. 하지만 안씨가 이미 마음이 돌아서버린 상태가 되자 이종호는 안씨에게 집착하였다. 결국 휴대전화 요금조차 납부하지 못해 전화가 끊길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급기야 이종호는 범행 2일 전인 12월 20일 다니던 직장도 퇴사하기에 이른다.

사건 3일 전인 12월 19일 이종호는 안 씨가 외출한 틈을 타, 사전에 복제해놓은 열쇠로 문을 따고 원룸에 침입했다. 이 때 약 10만 원 가량의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을 절취했지만, 금액이 적은 것에 불만이었는지 이종호는 안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는다.

3일 후인 12월 22일 오후 2시경, 이종호는 귀가하는 안 씨를 뒤에서 미행한 뒤 접근하여, 할 말이 있는 척 안 씨의 원룸에 침입한 뒤 방 안에서 그녀를 넘어뜨린 뒤 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종호는 범행 은폐를 위해, 시신의 목에 긴 전선줄을 묶고 방 문고리에 매달아 자살 위장을 시도했다. 그 후 안 씨의 휴대폰 연락처에 저장된 주변 인물들에게 허위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집 안에 있던 안 씨의 농협 통장과 인감도장 및 자동차 열쇠, 휴대폰 등을 모두 챙겨 인근에 주차되어 있던 안씨의 검정색 현대 아반떼 승용차를 타고 빠져나갔다.

이후에도 그는 곧바로 도주하지 않고, 노형동의 어느 은행에서 당일 오후 3시 15분과 이로부터 2시간 9분 후인 5시 24분에 각각 두 차례 안 씨의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한 후, 노형동사무소에서 안씨 명의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본인이 타고 온 피해자의 자동차는 중고차 매매단지에 1,000만 원에 팔아넘겼는데, 매매 대금을 본인이 아닌 차주(피해자)의 계좌로 입금받았다고 한다. 그 돈으로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23일 새벽 2시까지 전 직장동료인 김씨와 술집에서 120만원 상당의 술을 마셨다.

범행 이틀 후인 12월 24일, 이종호는 제주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빠져나갔다.

12월 26일 오후 1시 6분, 안씨의 동생(당시 31세)이 시신을 발견했다. 더욱이 놀라운 건 현장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는데, 이때 안씨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흐른 방향이 앞쪽이 아닌 옆쪽으로 뺨을 타고 흐르던 것이었다. 경찰은 안씨에 대해 부검을 의뢰했고, 부검 결과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즉 타살인 것이 밝혀지자 경찰은 전 동거남 이종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렸다. 시신 발견 당일 이종호가 대전의 한 렌트카 업체에서 검정색 현대 NF쏘나타 차량을 렌트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해당 업체를 찾아 차량의 GPS 정보를 확보하여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주차장으로 출동했다. 그러나 이종호가 렌트카 업체 사장과 맞닥뜨리자 차를 버리고 그대로 도주하여 검거에 실패, 이후 이종호의 연고지인 경기도 부천시 등지에서 이종호를 수소문했으나 끝내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2007년 하반기부터 중요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에 강도살인 혐의로 수배되었고, 이후 2008년 검거 전까지 2번 더 수배되었다.

2008년 1월 17일과 2월 14일 2회에 걸쳐 해당 사건이 KBS 특명 공개수배를 통해 전국에 방영되었고, 이후에 방송을 본 시청자로부터 이종호가 강릉에 있는 어떤 수산업체에서 활어 배달원으로 종사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이에 경찰은 강릉에 있는 이종호의 거주지를 급습했지만, 미리 낌새를 챈 이종호는 이미 도망간 상태였다.

그러나 이종호는 회사 사장에게 남은 월급을 달라고 전화를 걸었다가, 기지국을 조사하여 발신지를 추적한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혀 추적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추적 6개월 만인 동년 7월 3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여관에서 검거되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종호는 자신이 안 씨를 살해하는 상황을 묘사하며 웃는 모습을 보였고, 사이코패스 진단에서 평균 14점보다 무려 16점이나 높은 30점이 나왔다.

2008년 12월 22일, 제주지방법원은 강도살인, 사기, 절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종호에게 사회와의 상당 기간 격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려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1심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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