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통칭 서면) 유흥가에 위치한 버킹검 모텔에서 여주인 이 모 씨(당시 46세)가 칼에 찔려 살해당한 채 발견된 사건. 이 씨는 칼에 74회나 찔리는 참혹한 방식으로 살해당했는데도, 같은 날 부산에서 발생한 우신골든스위트 화재에 관심에 쏠려, 언론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고 주목받지도 않았다.
이렇다 할 증거도 없고 단서도 적어서, 결국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2010년 10월 1일 서면 버킹검 모텔 종업원 김 모 씨(당시 46세)는 그날 오전 10시 45분 쯤에 모텔로 출근했다. 모텔에 가 보니 카운터 문은 열려 있었는데, 여주인 이 씨가 보이지 않았다. 비품 창고로 사용하던 카운터 옆 101호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자 방 내부는 심하게 어질러져 있었고, 이 씨가 이불을 덮어쓴 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었다. 김 씨는 즉시 119를 불렀으나, 이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 씨의 시신 상태는 매우 끔찍했는데, 무려 몸 전체가 칼에 74회나 베이고 찔렸다. 범인은 먼저 이 씨의 옆구리를 찔러 제압한 뒤 가슴을 찔렀는데, 심장과 폐가 찔리면서 이것이 치명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 씨가 바닥에 쓰러진 후 이미 무력화된 이 씨에게 74회나 난도질을 했다. 손에 약간의 방어흔이 있었으나, 심하게 저항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위는 범죄심리학에서 '오버킬'이라고 부르는데, 이미 죽거나 치명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계속해서 공격하는 것으로, 보통 원한 관계가 심한 면식범에 의한 범행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이 씨의 시신이 이불로 덮여 있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살해당한 피해자의 얼굴을 이불이나 천 등으로 덮어 가려 두는 것은 보통 면식 관계의 살인범에 의해 나타나는 행동으로, 면식범은 이미 죽은 피해자의 얼굴이 보이는 것을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얼굴을 덮어두는 행동을 보인다. 이를 보면 범인은 면식범일 확률이 매우 높다.
이 씨의 사망 추정 시각은 대략 새벽 3시였다.
사건 현장인 버킹검 모텔은 본래 이 씨가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다가, 이 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이 씨가 혼자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은 주로 인근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이들이 장기투숙을 하는 곳이었는데, 20여 개의 객실이 장기 투숙객이 묵던 곳이며, 일일 숙박용 객실은 겨우 4~5개 정도에 불과했다. 모텔은 상가 건물의 2층과 3층에 있었으며, 1층에는 식당이 있었다.
상술한 카운터 문이 열려 있으면서 비품 창고 겸 생활공간인 101호 문이 잠겨있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데, 이 씨는 평소 겁이 많아 카운터 문단속을 매우 철저하게 했다. 장기투숙하는 손님에게조차 카운터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작은 창문을 통해서만 대화했다. 반면, 101호의 문을 잠그는 일은 전혀 없었다. 강제 침입한 흔적은 없었는데, 이는 이 씨가 범인에게 문을 직접 열어줬음을 의미하며, 범인이 이 씨가 개인적인 공간을 공유할 만큼, 매우 신뢰하고 가까운 관계였음을 시사한다.
방 내부는 물건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고, 바닥에 쌀가루까지 굴러다니는 등 심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그러나 금품을 노린 강도의 소행으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일반적인 강도나 절도 현장에서 보이는 서랍들이 열려진 흔적이 없었고, 현금 30만 원 등의 금품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또 특이한 점은 모텔의 숙박부에 피가 묻어 있었으며, 방 입구 근처 바닥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일단 정상적으로 숙박부가 있을 만한 위치는 아니며, 칼에 74번이나 찔린 이 씨가 자기 손으로 숙박부를 만졌을 리는 없으니, 범인이 이 씨를 살해한 후 피가 묻은 상태에서 숙박부에서 모종의 내용을 확인하려고 한 듯하다. 숙박부에는 일반적인 형식과 달리, 장기 투숙객 위주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카운터 앞에는 CCTV가 있었는데, 녹화 기능은 없이 감시만 되는 CCTV였기 때문에 남겨진 영상은 없다. 카운터 앞에 대놓고 보이는 위치에 카메라가 있었음에도 범인이 대담하게 범행을 했다는 것은 이 CCTV에 녹화 기능이 없다는 사실까지 알 정도로, 버킹검 모텔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가 범인이라는 의미이다.
사건 현장에서 아주 오래된 담배꽁초가 발견되었으나, DNA도 검출되지 않았고, 경찰은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보았다.
버킹검 모텔은 사건 이후 폐업했으며, 인근의 롯데백화점이 인수하여 벽을 헐어 버린 뒤 창고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모텔 외부에는 인근의 다른 가게에서 설치한 CCTV가 있었고, 이곳에는 건물을 출입한 사람들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사건 시각 전후 CCTV에 잡힌 모든 사람들의 신원을 특정해서 혐의가 없는지 조사했으나, 단 1명만은 신원을 알아낼 수 없었다. 이 사람은 새벽 2시 45분에 모텔에 들어갔고 3시 16분경에 모텔에서 나왔는데, 이는 이 씨의 사망 추정 시각과 일치하며, 겨우 30분을 머물렀기에 모텔에 투숙을 목적으로 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남성은 모텔 건물 1층의 CCTV와 조금 떨어진 골목길의 CCTV에 2번 잡힌 후 흔적이 끊겼다. 경찰은 이 남성을 매우 강력한 용의자로 의심했으나, 이 씨의 주변인, 모텔 직원, 인근 상인 등 어떤 관련자도 이 남성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영상의 화질이 좋지 못했기에 별 단서는 얻을 수 없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영상 분석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남성은 푸른색 계통에 팔만 흰색인 반팔 겉옷을 입고, 그 안에는 따로 어두운 색의 긴팔 옷을 입은 차림이었다. 키는 171cm 전후의 크지 않은 키에 보통 체격이었다. 정형외과 전문의의 분석에 의하면, 보폭으로 보아 나이는 20~30대로 추정되었다.
또 남자는 왼손을 계속 주머니에 넣은 상태로 걷고 있으며, 길가에 청소 차와 청소부들이 있는 것을 보자, 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옆으로 빙 둘러 이동하며, 어딘가로 떠났다. 조금 이후의 장면이 찍힌 두 번째 CCTV 영상에서는 주머니에 넣었던 왼손을 꺼낸 뒤, 자신의 양손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행동을 취한다. 손에 무언가가 들려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범죄심리학자들은 이 행동을 자신의 손 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74회나 칼을 난도질하여 살인을 저질렀을 정도면, 범인도 손에 상처를 업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만일 이 남자가 범인이고 왼손을 다친 상태였다면, 왼손을 숨긴 채 걸어나와 조금 거리가 벌어진 후에야 자신의 손 상태를 확인하는 장면은 상당히 개연성이 있다. 그리고 왼손을 다친 것이 사실이라면, 범인은 이 씨를 살해할 때 왼손을 사용한 왼손잡이일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해당 남성을 본 것 같다."고 하는 식당 배달부도 찾아냈는데, 젊은 남성이었으며 질이 좋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고 기억했다.
이 씨는 오빠 2명이 있는 삼남매의 막내로 3살 때 어머니가 사망했고, 서울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아버지가 홀로 키웠다. 서울의 모 여대를 졸업했으나, 결혼은 하지 않았다. 2003년 이 씨의 아버지가 정년 퇴직한 후 이 씨와 이 씨의 아버지는 이 씨 모친의 고향이던 부산으로 와서 모텔 운영을 시작했다. 이 씨는 모텔 운영을 하는 동시에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으며, 언젠가 모텔을 그만두고 영어학원 강사를 할 계획이 있었다고 한다.
이 씨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매우 돈독했으나, 인간관계가 상당히 협소하고 사교성이 좋지 못했다. 성당 지인들을 제외하면, 친한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 전혀 없었고,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동창 등과도 연락을 하지 않았으며, 주변 상가의 상인들은 이 씨가 모텔 안에만 있었고, 주변 상인들과 한 번도 대화를 하지 않아서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결혼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 씨의 오빠들이 알기로는 연애 경험도 없었으며, 누군가와 연애를 할 만한 성격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신 이 씨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열성적인 종교 생활을 했다. 그나마 있던 친구들은 모두 성당에서 알게 된 지인들이었으며, 모텔 직원들도 모두 성당을 통해 알게 된 인연이라고 한다. 성당 지인들에게는 개인적인 고민 등도 털어놓았다고 한다. 모텔의 카운터 내부에도 십자가와 성상 등이 있었다.
이렇게 집-모텔-성당만을 오가며, 비교적 협소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 온 이 씨였고, 성격도 순했기 때문에 지인들은 입을 모아 "이 씨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일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상술한 대로 범인은 이 씨와 면식 관계, 그것도 개인적인 공간에 출입을 허용할 만큼 매우 가까운 관계였을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경찰은 이 씨의 주변인들을 우선적으로 조사한다.
사건 전후로 모텔 건물을 출입한 사람은 총 200여 명이었고, 경찰은 이들 모두를 조사했으며, 모든 객실에서 이 씨의 혈흔이 나오는지 조사했으나 의심되는 투숙객은 없었다.
사건 현장인 101호 바로 옆의 객실에서 투숙했던 남녀는 그날 밤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새벽 3시는 누구나 자고 있을 만한 늦은 시간이고, 이 씨가 별 다른 몸싸움을 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제압되었다면, 충분히 소리를 못 들었을 수 있다.
사건으로부터 약 1개월 전 이 씨의 아버지가 사망했다. 이 씨의 아버지의 재산은 약 10억 원 상당의 모텔과 6억 원 상당의 자택 등이었는데, 자녀들에게 재산을 3등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러나 3등분을 하려면 모텔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 씨가 "계속 모텔 운영을 하고 싶다."고 말하자, 두 오빠가 그렇게 하라며 이 씨 혼자서 모텔을 물려받도록 양보했다고 한다.
또 이 씨는 아버지가 투병하던 시절, 이 씨의 큰오빠가 집에 들어와서 아버지의 인감을 찾으려고 집을 뒤진 적이 있어서 "무섭다."고 말했다고 이 씨의 성당 지인이 증언했다.
때문에 경찰은 이 씨의 오빠들 중 하나가 재산을 노리고 이 씨를 살해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했다. 그러나 이 씨의 두 오빠 모두 사건 당일 부산이 아닌 타지에 있었던 알리바이가 확인되었고, 마침 사건 현장의 수건에서 DNA가 발견되면서 오빠들은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사건 현장의 이 씨의 혈흔이 묻은 수건에서 한 남자의 DNA가 발견되었다. 이 DNA의 주인은 수리공으로 일하던 만물상 주인으로 밝혀졌고, 이 수리공은 즉시 긴급체포되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알리바이도 있었고, 거짓말 탐지기 등을 동원한 수사에서도 용의점이 전혀 없었다. 남성의 증언에 의하면, 사건 일주일 전 모텔 건물에 수리를 하러 갔다가, 먼지를 너무 뒤집어써서 101호실에서 샤워를 했다고 한다. 당시 사용한 수건에 범인이 이씨를 살해한 후 피를 닦으면서 수리공의 DNA와 이 씨의 혈흔이 함께 남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수리공은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이 씨는 자녀도 없는 미혼 여성이었으나, 용의자로 몰렸던 수리공은 다른 증언을 했다. 사건이 있기 3년 전에 이 씨가 모텔 카운터 안에서 갓난아기에게 수유를 하는 모습을 보았으며,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자주 출입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때문에 당연히 그 사람이 이 씨의 남편이고, 이 씨가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는 이 씨가 결혼하거나 출산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연애 경험도 없다는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모순된다.
이 씨가 진짜로 '아이를 출산했다'고 하면, 대체 왜 이를 가까운 지인과 가족들에게까지 숨겼을지는 불명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치정 관계에 의한 살인일 가능성이 있다.
이 씨의 성당 지인들과 모텔 직원들은 사건이 있기 조금 전, 이 씨의 부친이 사망한 후부터 이 씨가 약간 이상해졌다고 기억했다. 종교적인 고민을 말하는 일이 많아지더니, 모텔에 출근하는 시간도 자꾸 늦는 것이, 기존에 다니던 성당이 아닌 다른 미심쩍은 교회를 다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씨가 수상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했으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모텔의 남성 직원에게 최면 수사를 해 대화 내용을 기억해냈다. 직원의 기억에 의하면, 50대 여성 3명, 30대 남성 1명이 이 씨에게 종교 단체에 돈을 내라는 식의 요구를 했고, 이 씨가 거부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한다. 직원이 이후 이 씨에게 이에 대해 물었으나, 이 씨는 알 필요 없다며 대답을 거부했고, 사건 이후 경찰에게 사이비 종교가 의심된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종교 전문가에 의하면, 2010년대에 부산 서면 일대에는 개신교 계열의 사이비 종교가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아버지가 사망한 뒤, 기존에 다니던 성당에서 종교적인 질문에 대해 대답을 찾지 못하던 이 씨는 이런 사이비 종교의 아주 손쉬운 표적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부산 일대의 개신교 계열 사이비 종교들을 수소문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위 치정 관계설에 등장한 이 씨의 숨겨진 젊은 남성 연인과 사이비 종교 관련 인물인 젊은 남성이 동일인물이라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씨는 치정 관계 혹은 사이비 종교와의 금전 문제로 인한 원한으로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용의자를 목격했거나, 아는 사람은 부산진경찰서(051-806-7000)로 제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