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일,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벌어진 데이트 폭력 살인사건.
2. 경과
피해자 김선정(26세)은 3남매 중 장녀로, 중학생 시절부터 미국으로 유학을 가 미국 사관고등학교 수석 졸업 후 뉴욕 명문대를 3년만에 조기졸업한 수재였으며 더구나 사건 전날에는 고액이 보장된 회사에 취업된 상태였다. 맏딸인 데다 수재인지라 교육을 위해서 부모가 애썼는데 유학과 교육을 위해 10억 원 가까이를 들였다고 한다. 힘들게 사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대출까지 받았다. 김 씨는 해외에 나가 있으면서도 동생들 생각에 위문품을 구입해서 동생들에게 보내고 사망 전날 아버지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첫 월급에서 500만 원을 드리겠다고 하는 등 가족들을 끔찍히 사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전도유망한 그녀의 인생은 이 씨(25세)에 의해서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
이 씨와의 악연은 사건으로부터 약 1년여 전에 동생들의 학비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해 부산의 한 영어학원에 강사로 입사한 후였는데 당시 이 씨는 서울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려다가 실패했고 이후 영어 공부를 더 하겠다고 부산으로 내려와 학원에 등록했다. 이후 김 씨의 학생으로 자주 만나면서 만남을 이어가게 됐다. 이 씨의 친구들은 이 씨가 자상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주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씨는 친구들에게는 잘해주는 인물이었으나 집착이 심했고 상습적인 데이트 폭력을 휘둘렀다. 한 번은 김 씨가 학원 회식 때문에 연락을 못 하자 회식 후 자던 김 씨를 찾아가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때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출근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정도로 얼굴이 붓고 멍이 들어 있었다. 김 씨의 친구가 녹음한 당시의 전화 통화를 들어보면 "애들이(학원생)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후 김 씨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 씨가 애걸복걸하면서 빌었다고 한다. 그렇게나마 헤어졌다고 생각했을 쯤 다시 만나게 되었다. 피해자 김 씨와 피의자 이 씨는 이별과 만남의 악순환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5월 2일 김 씨와 이 씨 사이에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김 씨가 크게 각오했는지 이별을 통보했다.
이 씨는 이 날 김선정을 쫒아가 목을 졸라 살해했다. (본인의 말에 의하면) 술에 취해 있었던 상태로 살인을 저질렀으며 다음날 깨어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고 이틀 동안 집안에서 김선정의 시신과 함께 지내면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이 씨는 시신을 시멘트로 완전히 덮어 암매장하기로 결정했으며 인터넷으로 시멘트 사용 방법 등을 조사했다. 렌트차량으로 기아 카니발 차량을 예약하고 철물점에서 20L 이상의 대형 물통 4개와 고무대야 2개, 대형 석쇠 8개를 구입하고 김선정 씨의 시신을 여행용 캐리어에 넣은 뒤 5월 7일 오전 10시경, 캐리어를 차량에 싣고 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의 한 모텔로 향했다. 이후 이 씨는 이틀간 모텔 근처의 야산을 오르내리며 김 씨를 야산에 시멘트로 암매장한 뒤 그녀를 위해 술을 올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약 2주간 불안함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만나는 등 시간을 보냈고 5월 18일 오후 12시 40분에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김 씨의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손목을 그은 뒤 경찰에 자진신고해서 붙잡혔다.
한편 김선정의 가족들은 이 사실을 알 수 없었는데 사건 당일 아버지와 통화했으며 사후 이 씨가 동생과 메시지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이모티콘까지 섞어 가면서 평소 김 씨의 말투를 흉내내서 대화하다 보니 동생은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도 길게 가지 못하게 되었는데 5월 15일 김 씨의 회사에서 자진퇴사로 인한 트레이닝 중단의 내용증명과 손해배상청구서가 온 것이었다. 피의자로서는 미국으로 갈 줄 알았던 통지서가 본가로 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김 씨의 아버지는 즉시 김 씨에게 전화했으나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회사에 알아본 결과 5월 4일 새벽 사장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학위를 위해 미국 유학을 결정했고 회사에서 퇴사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16일 김 씨 휴대폰으로 "무슨일이야???"라는 문자 하나를 보냈는데 이 모든 것은 이 씨가 보낸 문자로 자신을 숨기고 김 씨로 위장해서 보낸 문자였다.
즉 이 씨는
5월 2일 - 살인
3~4일 - 시신 처리 방법 고심
5일 - 예약한 차량 렌트 후 시멘트 자재를 구입
6~7일 - 시멘트로 시신을 암매장
11일 - 렌트카 반납
15일 - 이 날부터 김선정의 아버지에게서 전화 및 메시지를 받으면서 압박을 느낌
18일 - 호텔에서 자진신고
이렇게 약 2주를 보낸 것이다.
이 씨가 자진신고 전 자살하려고 했던 것은 선처에 대한 감정적인 동정을 위해서가 아니었나 추측되었다. 한편, 부검 결과 저항의 흔적이 없는 것과 문자 메시지를 흉내내거나 암매장 준비를 한 것으로 계획범죄임이 명백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더군다나 자살 시도로 인한 출혈은 구조대 도착 당시 이미 멈춰 있었고 오히려 왜 안 오냐고 독촉 전화까지 했다고 한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가해자 이 씨와 면회했는데 반성은커녕 도끼눈을 하면서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고 원통해했다.
한편 피의자 이 씨의 아버지는 인터뷰 당시까지 살인을 했다는 걸 모르고 있었는지 "어떻게 호주에 있는 사람이 살인을 했냐"는 말을 했다. 고모에게는 한국에 있다는 걸 알렸고 살인을 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사건도 아닐 뿐더러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유물 정도로 생각하는 가치관 때문에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병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지킬 앤 하이드 게임'이라며 폭력을 동원할 때에는 공포스러운 인물이나 사과할 때에는 너무 잘 해주는 인물로, 폭력에 길들여져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가족들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던 것으로 봤다.
표창원 범죄심리 전문가는 김 씨의 이별 시도가 진지하게 느껴지면서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와 계획 하에 이루어진 의도적 살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씨의 가족들은 김 씨를 보내지 못했으며 매일 유골함을 안고 생전에 가장 좋아했다던 파김치와 식사를 챙겨줬다.
3. 재판 과정
2015년 10월 16일, 1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에서 이 씨에게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해 징역 18년이 선고되었지만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착용 청구는 기각되었다.
2016년 1월 12일, PD수첩 <데이트 폭력, 괴물이 된 남자들> 방영편에서 이 씨가 항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살인의 증거가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로 인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한편 구치소에서 범죄를 인정하고 항소하지 않을 경우 교도소로 이전되는데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것이 교도소보다 편하고 재판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만큼 3심 전부를 이용한 것으로 봤으며 피해자 김 씨의 사망 원인은 천식이고 자신은 시신을 유기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방영 당시 식당은 이미 폐업했으며 아버지는 다리골절로 인해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남동생은 군에 입대했다. 어머니는 식당을 폐업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며 칡을 캐고 생계를 유지했다. 마지막 희망으로 재판에 모든 걸 걸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2016년 5월 12일, 2심 서울고등법원은 이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2016년 8월 14일, 3심 대법원은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