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가족 변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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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물동에 거주했고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류정민 군(당시 10세)의 일가족에게 얽힌 기묘한 실종 및 변사 사건.

9월 15일 오후 5시경에 류정민 군과 그의 어머니 조 씨(당시 52세)가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함께 외출하는 장면이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알려진 사건인데 어머니 조 씨는 9월 20일 경상북도 고령군의 고령대교 부근 낙동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고 그 다음 날인 9월 21일에는 가족이 거주하던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이미 백골이 된 류정민 군의 누나(당시 26세) 사체가 발견되었으며 9월 28일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교 하류 2km 지점에서 류정민 군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다. 도대체 그들이 무슨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 것인지 알 수 없으며 특히 장녀 류 양의 시신이 왜 붙박이장 안에 오랫동안 방치된 것인지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사건은 2016년 9월 15일에 시작되었다. 이날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물동에 거주하던 류정민 군(당시 10세, 초4)과 그의 어머니 조 씨(당시 52세)가 함께 외출에 나섰는데 두 모자가 외출하는 모습은 아파트 현관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되어 있었지만 이 두 모자가 외출에서 돌아온 모습은 CCTV에 찍히지 않았다. 즉, 그 길로 두 모자는 행방불명되었다. 당시 류정민 군은 9월 9일에 등교한 것을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학교 측에서는 학생이 등교를 하지 않자 집에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었고 결국 학교 측에서 류정민 군의 실종 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사건을 담당한 수성경찰서는 곧바로 류정민 군의 행적을 조사했고 9월 15일 류정민 군이 살던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외출하는 장면을 포착했으며 인근의 CCTV를 모두 뒤지면서 류정민 군과 어머니 조 씨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 결과 류정민 군과 어머니 조 씨는 택시를 타고 북부정류장으로 갔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팔달교 부근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되었지만 팔달교 부근에서 버스에서 내린 이후로는 행적이 끊어졌다. 팔달교 부근을 돌면서 류정민 군과 어머니 조 씨를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조사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조 씨는 본래 학습지 교사였는데 사건으로부터 8년 전 남편과 이혼한 후 류정민 군과 누나 류 양을 홀로 키웠다고 하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아들 류정민 군은 2013년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는데 어느 날 조 씨가 갑자기 '아이를 내가 직접 가르치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시켰다고 한다. 학교 측에서는 류정민 군을 '정원 외 학생'으로 분류하였고 류정민 군과 어머니 조 씨에게 등교시킬 것을 권했지만 그때마다 조 씨는 고집을 부리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무려 7학기, 즉 3년 반 동안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결국 조 씨는 2016년 초에 아들 류정민 군을 교육적으로 방임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아동 학대 혐의로 고발당했지만 경찰이 교육당국과 합동으로 류정민 군에 대한 심리, 지능 검사 등을 한 결과 또래 수준의 학업 성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 씨도 아들을 지도할 지적 소양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추후 학교에 보내겠다는 확답도 하면서 무혐의 처분됐다.

그래서 9월 2일부터 다시 류정민 군을 학교에 보냈고 모두 7학기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류정민 군의 학력 평가 결과 우수한 성적을 보여 제 나이에 맞는 4학년에 배정되었지만 류정민 군은 분리불안장애가 있었는지 어머니 조 씨와 떨어져 있으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피부병에 의한 발진이 심했다는 이유로 조퇴와 결석을 반복하다가 1주일이 지난 9월 9일부터 다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조 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9월 19일부터 다시 아이를 학교에 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9월 15일 아이와 함께 실종되었다.

CCTV에 마지막 모습이 찍힌 지 5일이 지난 9월 20일, 경상북도 고령군 성산면 오곡리 고령대교와 달성보 사이 낙동강 부근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다. 오후 3시 20분쯤 한 낚시꾼이 나무 조각과 풀에 뒤엉킨 채 강변 5m 앞까지 밀려온 변사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신고를 받은 경찰은 급히 현장으로 출동해 강물에 표류하고 있던 중년 여성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그 중년 여성은 실종자 조 씨였다. 발견 당시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퉁퉁 부은 것 이외에 시신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아무래도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어머니 조 씨는 버스를 타고 팔달교에 온 다음 강물로 뛰어내렸고 그 시신이 고령군까지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었다.

9월 21일 조 씨의 사망 사실을 알리기 위해 범물동의 아파트를 찾은 경찰은 아무런 응답이 없자 결국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집 안은 오랫동안 사람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경찰은 들어가자마자 퀘퀘한 냄새가 풍기는 베란다의 테이프가 붙여진 붙박이장을 발견했는데 그 붙박이장 안에는 해골들이 있었다. 이 해골은 이불과 비닐에 싸여 있었는데 젊은 여성의 뼈와 흡사했다. 확인 결과 바로 류정민 군의 큰 누나(당시 26세)였다. 유골 중 설골이 두 조각으로 골절된 것이 발견되어 목을 졸려서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추정했으나 국과수의 검사 결과 살해를 통해 부러진 것인지 백골이 되면서 스스로 부러진 것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타살의 흔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그 외의 유골은 전체적으로 손상 흔적이 없어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탐문 수사 결과 류 양은 주위 사람들 말에 따르면 안 보인 지 3년이 넘었다고 한다. 생전 류 양의 모습은 키가 작고 왜소한데다 외모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인의 기준과는 맞지 않았다고 하며 자폐증이 있었는지 말이 없고 구석진 곳에 혼자 앉아서 땅만 바라보고 다니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는 중퇴했으며 이후에도 직장에 다니지도 않았다고 한다. 즉, 늘 혼자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고 대인관계도 거의 없었던 셈이다. 단, 실종 전까지 가끔 동생과 단 둘이 외출하는걸 본 동네 사람들은 있었다고 한다. 이 가족은 모친의 이혼 직후 그 집에 거주하던 시점부터 셋 다 외부와 교류가 거의 없었다.

참고로 조씨 가족의 사건 이전 1년 도시가스 사용량은 다른 집의 10% 수준으로, 온수만 쓴 수준이라 한겨울에도 거의 보일러를 안 틀었던 수준으로 밝혀졌다. 즉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딸의 시신을 외부에 알리기 싫었던 조씨가 베란다의 장에 보관한 뒤 부패하는 냄새가 외부에 인식되지 않게 하려고 겨울 보일러도 안 틀었을 가능성이 높다.

집 안을 수색한 결과 냉장고에서 종이접기한 종이들이 들어있는 병과 유서 한 통이 발견되었다. 유서는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세요'라고 적혀 있었고 겉봉에 분명히 '유서'라고 적혀 있었다. 필적을 확인한 결과 류정민 군이 쓴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9월 15일 류정민 군과 어머니 조 씨의 외출은 동반자살을 위한 외출이었고 이 유서는 외출하기 전에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여전히 류정민 군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가 일주일 뒤인 9월 28일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사문진교 인근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경찰이 현장으로 달려가 확인한 결과 바로 실종자 류정민 군의 시신이었다. 류 양의 죽음에 대해 증언해 줄 마지막 목격자 류정민 군마저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사건은 숱한 의문만 남긴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국과수에서는 류정민 군의 시신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외상은 없으며 부패 등으로 강물이 몸 안에 들어간 상태여서 부검만으로는 사인을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1차 소견을 냈다. 실종 전에 유서를 작성한 점과 시신에 외상이 없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어머니와 함께 실종된 9월 15일에 동반자살을 감행했고 강물에 뛰어든 시신이 어머니의 시신은 고령군 쪽으로 흘러가면서 발견되었고 류정민 군의 시신은 달성군 쪽으로 흩어져서 발견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2016년 9월 15일 CCTV에 찍힌 류정민 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저항의 모습은 전혀 없이 어머니와 함께 걸을 뿐이었는데 이에 경찰은 어머니 조 씨가 완력으로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조 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여동생에게만 연락할 정도로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고 아들 류 군도 학교에 나가지 않고 어머니에게 의지해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조 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 3개월이 지난 12월 23일 경찰은 숨진 조 씨를 딸의 사체은닉과 아들을 설득한 것으로 판단해 승낙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두 달 간 사건 검토를 한 뒤 2017년 2월 24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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