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27일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에서 경기대학교 관광학부 2학년인 20세 노 모양이 실종되었다가 46일만에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 19년이 지났지만 아직 범인은 잡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974회 (2015.2.28 방송)에서 사건을 상세히 다뤘다.
사건 당일 노 양은 오전 10시경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치르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 때가 오후 3시였다. 노 양은 시험이 끝나자 두 동생과 함께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김밥을 먹었고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잠시 가지 않았던 수영 강습을 받기 위해 집을 나섰다.
노 양이 수영 강습을 받던 화성복지관 수영센터는 집으로부터 약 3km 떨어진 곳이었다. 오후 7시 수영강습을 받기 직전 노 양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양: 수영 강습 끝나고 나면 차로 데리러 오면 안 돼?
어머니: 바빠서 못 갈 것 같구나.
이렇게 전화가 끊겼는데 이것이 딸과의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어머니는 꿈에도 알지 못했다.
오후 8시 25분 경 수영강습이 끝난 후 노 양은 안녕동 화성복지관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경진여객 소속 34번 버스에 탑승한 후 집에 있던 남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누나 금방 갈게.
오후 8시 35분 경 노 양은 수원대학교 정류장을 지나 봉담읍 와우리공단에서 서너명의 승객들과 하차했다. 와우리공단은 노 양의 집에서 3km나 떨어진 곳이었고 이 곳보다 집에서 가까웠던 정류장은 이미 지나친 수원대학교 정류장이었다. 이 정류장에서 내리는 장면이 버스 CCTV에 포착되었고 이후 노 양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노 양이 내린 와우리공단 정류장 맞은편에는 바로 택시를 탈 수 있는 대기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양은 오후 11시가 되도록 연락이 없었다. 노 양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어머니는 노 양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원이 꺼져 있었다. 오후 11시 태안지구대에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다. 경찰과 가족들은 다음날인 10월 28일 새벽 3시까지 집 주변을 수색했으나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오전 7시 30분 경 노양의 휴대폰 번호로 연락이 걸려왔다. 그녀의 아버지가 즉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저는 이 동네 신문배달부입니다. 협성대학교 근처 커피자판기 옆에서 이 휴대폰을 주웠는데, 주인이십니까?
전화를 발신한 사람은 노 양이 아닌 신문배달부 38살 김 모씨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오전 5시 신문배달을 하던 중에, 협성대학교 부근 커피자판기 옆쪽에서 휴대폰을 주웠다"는데 이곳은 화성복지관에서 반대 방향으로 4km나 떨어진 곳이었으며 발견된 휴대폰은 흠집 하나 없는 깔끔한 상태였다. 노 양은 평소 화성시 소속 택시임을 나타내는 '경기 57바 ****' 번호가 찍혀있는 택시가 아니면 타지 않을 정도로 신중한 성격이었으므로 노 양이 자발적으로 집과의 반대방향인 협성대학교 쪽으로 갔을 가능성은 낮았다. 이에 경찰은 노 양의 신변에 이상이 있음을 가정하고 휴대폰이 발견된 장소를 중심으로 수사를 개시했다.
오전 10시 30분 휴대폰 발견 장소에서 노 양의 자택 방향으로 1.6km 떨어진 곳에서 보라색 티셔츠와 검은색 후드점프가 발견되었는데 티셔츠에서 이상한 풀이 발견되었다. 이 풀은 주로 야산에서만 자라는 주름 조개풀이었다고 한다. 티셔츠가 발견된 지점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청바지가 발견되었는데, 정액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되었다. 청바지 발견 지점에서 800m 떨어진 곳에서 브래지어, 브래지어 발견 지점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흰색 양말, 오전 11시 10분 양말 발견 지점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운동화 왼쪽 부분을 찾아냈다. 나머지 운동화 오른쪽은 4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는데 특히 오른쪽 운동화가 발견된 곳은 노 양의 자택에서 700m 떨어진 곳이었다. 확인 결과, 당시 발견된 모든 유류품은 실종된 노 양의 것으로 밝혀졌다.
10월 28일 오후 4시 운동화가 발견된 근처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저수지에서 노 양의 면티, 팬티, 가방, 화장품이 발견되었고 10월 31일 오후 12시 30분 경에는 저수지 근처 도로변에서 수영 강습에 쓰인 수영모와 물안경, 3시 30분 경에는 수영복과 쇼핑백이 발견되었다.
시신이 발견된 정남면 보통리 야산 일대
12월 12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태봉산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기 위해 일대를 둘러보던 부동산업자 홍 모씨와 치과의사 김 모씨는 괴이한 광경을 발견했다. 들쥐들이 모여 뭘 부지런히 갉아먹고 있었는데 김 씨가 다가가자 재빨리 들쥐 떼는 도망쳤다. 그것은 살점이 일부 남은 채로 뼈가 드러나 있는 사람의 시신이었다. 이 시신은 12월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그것은 노 양의 시신으로 밝혀졌다. 부패된 지 꽤나 지난 상태라 치과 진료 기록과 대조하지 않았더라면 신원 파악이 쉽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시신의 위에서는 음식물이 나왔는데 떡 조각, 양배추 등의 채소 조각이 나왔다. 실종 당일 먹은 떡볶이, 김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최소한 실종 당일 살해된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시신에서 흉기로 찔리거나 골절 등의 거의 흔적이 없는 걸로 봐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나 강호순과의 연관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역과 매우 인접해 있기도 하고 수법도 상당히 비슷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없다.
일단 둘 중에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2019년에 유력 용의자로 이미 1994년부터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가 특정되면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이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은 없어졌다. 그러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워낙 전국적으로 알려진 흉악범죄였던 만큼 이 사건의 범인이 수법을 모방했을 가능성은 있다.
강호순은 2004년경부터 범행을 시작했음을 보면 정황상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과 강호순의 연쇄살인 사건 수사에 모두 참여했던 하승균 형사는 이 사건을 강호순의 범행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추궁하기도 했으나 결정적인 물증이 없어 강호순이 끝까지 부인했다고 한다. 영상. 강호순은 형사들이 궁금했던 질문에는 답변을 하나도 해주지 않고 항상 우회적으로 말을 돌려서 하고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절대 무엇이든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여죄를 캐내기가 힘들다고 한다.
한편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경찰은 2005년 용인시에서 여대생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강간 등 살인)로 기소된 김○○을 용의선상에 올려놓았다. 수법이 굉장히 비슷했기 때문이다. 강호순처럼 결정적인 증거가 없고 검출된 DNA와 본인 DNA가 달라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김씨는 현재도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