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에서 발생했던 미제사건.
신원미상의 남성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각각 2005년 6월 6일, 2005년 11월 20일, 2006년 5월 31일에 여성을 납치, 성추행, 살해 후 유기한 사건이다. 총 피살자 2명, 피해자이자 생존자 1명이었다. 범인은 2인 1조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피해자이자 생존자 박 씨를 납치한 용의자와 2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용의자가 동일한 범인이라면 2인 1조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1005회(2015년 10월 17일)와 1198회(2020년 1월 11일)에서 신정동 연쇄살인사건을 다뤘다.
첫번째 사건은 2005년 6월 6일 오후에 벌어졌다. 피해자는 당시 25세의 회사원 권모 양으로, 오후에 감기 증세가 있어 병원을 가던 도중 납치당한 후 살해당했다.
부검 결과 아침 오전 8시~9시 사이로 추정되는 시각에 먹은 음식이 아직 위산에 녹지 않은 채로 있었던 점으로 보아 납치 후 살해 추정 시간까지는 길게 봐야 8시간 이내로 그렇게 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살해당한 시신은 신정동에 있는 신목초등학교 뒤쪽 골목의 쓰레기 무단 투기 현장에서 발견되었는데 상반신과 하반신이 각각 쌀포대에 씐 채 끈으로 묶인 상태로 발견되었다. 첫 시신 발견자는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 공무원으로 여느 때와 같이 불법 쓰레기 투기 현장을 모니터링하다가 시신을 처음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손이 삐져나온 걸로 봐서 마네킹이 버려진 줄 알고 만졌다가 물컹해서 이상함을 느껴 쌀 포대를 벗겨 보니 사람이 죽은 것이었다고 한다.
부검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였다. 속옷이 반 벗겨진 상태로 걸쳐져 있었고 피해자의 음부에 종류가 다른 생리대 두 개와 휴지 말린 것이 삽입되어 있었고 그 외에도 가슴이 치아에 물리거나 복부의 과다한 출혈 등 여러 가지 폭행당한 흔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액 반응이 음성으로 나와서 범인을 유추해 낼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오빠의 태도가 이상해 보였다는 주변의 증언으로 인해 경찰이 피해자의 오빠를 의심했으나 추후 용의선상에서는 제외되었다.
두 번째 피해자는 42세 여성 이모 씨로, 첫 번째 사건 발생 6개월 후인 11월 20일 친정 집에 간다며 집을 나간 이후 연락이 두절되었고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모습은 신정역 에스컬레이터 CCTV였다. 남편은 아내가 친정집에 갔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익일 아침이 되어도 아내가 돌아오지 않자 점점 불안해하다가 아내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비보를 접했다.
두 번째 피해자는 마대자루로 시신을 씌운 형태는 동일하나, 첫 번째 피해자와는 달리 매듭이 더 섬세하고 빈틈없이 묶여 있었고 첫 번째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시신이 쓰레기 무단 투기장에서 발견되었으며 사인 또한 경부압박 질식사고 복부의 출혈 등으로 폭행의 흔적이 있었기에 전문가들은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측했다.
시신이 유기된 장소는 신정동 로마아파트 바로 근처 한 빌라의 주차장으로 언뜻 보면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골목처럼 보이나, 알고 보면 사각지대가 있는 곳으로 특히 밤 같은 야심한 시간대가 되면 야음을 틈타 뭔가 유기하기 좋은 구조였다. 특히 이 다세대 주택 골목은 담벼락이 쳐져 있었으며 복잡한 구조와 비슷한 외견으로 인해 쉽게 구별하기 어려웠다. 사건 이후에는 CCTV가 설치되었다.
두 번째 피해자의 상의에서 발견된 곰팡이는 옷 자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묻어온 것임이 확인되었고, 이 곰팡이는 주로 실내 반지하 환경에서 생기는 종류임이 밝혀졌다. 이는 두 번째 피해자가 반지하에서 당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세 사건 모두 신정역 근처에서 발생했고, 이는 세 번째 납치미수 사건과 앞의 두 살인 사건 간에 연관성이 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한편 사건 수사에 진전 없이 장기미제사건으로 남나 싶었지만, 이 일대에서 납치당했다가 도망쳐 살아남은 피해자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풀 열쇠가 나오게 된다. 피해자는 PTSD에도 불구하고 고심하다가 이전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 인터뷰에 응하여 당시 경찰 수사에서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추가적으로 증언했다.
세 번째 납치미수 사건은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었던 5월 31일 임시 공휴일에 발생했다. 이날 세 번째 피해자 박모 씨는 목동오거리에서 남자친구를 만날 목적으로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목적지인 목동오거리를 지나쳐 버렸고 결국 신정역까지 와 버린 다음에야 뒤늦게 택시에서 내렸다고 한다. 피해자가 택시에서 내린 후 다시 목동오거리로 걸어가려는 찰나 범인이 잠깐 와 보라고 하여 피해자가 무시했지만 갑자기 범인이 피해자의 옆구리에 커터칼을 들이대면서 따라오라고 했고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피해자는 가는 동안 소리를 지르며 저항했고 지나가던 행인이 물어보기까지 했으나 범인은 태연하게 "여자친구가 낮술에 취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라는 식으로 둘러댔고 안타깝게도 행인은 별로 관심 없었는지 범인의 말에 속아 넘어갔다. 결국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신정동 주택가의 어느 반지하방으로 끌려갔는데, 끌려가자마자 틀고 있었던 TV와 라디오 소리가 커졌고 반지하방에 딸린 또 다른 방 한편에서 공범으로 추정되는 자가 또 다른 범인에게 "왔어?"라고 말하며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피해자는 톱과 바닥에 놓인 수많은 끈들을 목격했다고 하는데 이는 첫 번째, 두 번째 사건과 연계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잠시 후 범인이 바지를 벗고 나서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며 일어나는 순간 눈을 뜬 피해자는 주위를 살폈고 마침 반지하방의 문이 좀 열려져 있었으며 범인들도 피해자를 보고있지 않아서 그 틈을 타 탈출을 시도했다. 이때 피해자는 바로 대문 밖으로 뛰어나가지 않고 반지하방 바로 위층(2층)으로 올라가서 그 집 앞에 놓여 있었던 신발장 뒤에 한동안 계속 숨어 있었다. 그러자 얼마 안 가 밑에서 2인 1조의 범인들이 욕하면서 나오더니 톱을 들고 '잡히면 죽여버리겠다.'라며 집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틈을 타서 정신없이 달렸고, 인근의 초등학교가 나오자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신정동 살인사건이 일명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피해자가 몸을 숨겼던 2층의 낡은 신발장 때문인데, 그 신발장에는 마치 아이들이 공작한 듯한 모양새의 화분이 올려져 있었으며 신발장의 측면에는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문제는 이 다세대 주택은 담이 높고 주택들이 비슷비슷하게 생겨 주변 지형지물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구조인 데다가 피해자가 반쯤 패닉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범인의 거주지와 주변 환경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납치장소가 반지하라는 것과 그 위층의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여진 신발장에 관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취재진은 전문가와 함께 그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납치 피해자가 뛰어온 경로를 추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납치미수 사건을 끝으로 신정동에서는 유사한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관해서 주변 관청에서는 "우리는 단순히 전출입 숫자만 조사하고 전출입자의 신상정보까지는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는 말을 전했다.
박모 씨가 밝힌 용의자의 생김새는 다음과 같다.
키 약 175cm
마르고 단단한 체구
2024년 기준 50대 초반으로 추정
문신처럼 짙은 눈썹이 특징
12월 21일 그것이 알고싶다 제보 화면에 용의자의 몽타주가 최초로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