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신대용이 2000년대 경남 진주에서 30대 주부 등 3명을 살해한 사건.
2010년 10월 4일 자정 무렵, 범인 신대용은 유등축제가 열리는 남강 인근에서 소주 세 병과 과도를 구입해 진주시 인사동까지 걸어가 범행할 지역을 물색했다. 이후 그는 오전 4시 30분 쯤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한 주택가에 침입했고 금품을 찾기 위해 집안을 뒤지던 중 인기척에 깬 주부 이 모 씨(31)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도주했다.
당일 오전 9시 30분 쯤, 밤샘 근무를 마친 이 씨의 남편이 집에 도착했다. 평소처럼 현관문을 열자 안에서 걸쇠가 걸려 있어 들어갈 수 없었고, 문틈 사이로 피투성이가 된 채 울고 있는 어린 딸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였다.
경찰과 함께 집에 들어가니 다행히 딸들은 다친 곳이 없었고, 이 씨는 안방 침대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되었다. 시신에는 목과 손에 저항을 하다 생긴 상처가 보였지만 사망의 직접 원인은 심장 부근을 정확하게 찌른 흉기였다.
현장 감식을 여러번 했으나 범인의 DNA나 지문, 족적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인은 옷장을 조금 뒤지다 말았을 뿐, 나머지는 모두 이전 모습 그대로였으며, 성범죄의 정황도 없었다. 가족들 또한 특별히 없어진 물건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경찰은 단순 강도 가능성보다는 피해자 가족을 잘 아는 면식범이나, 원한 관계에 의한 계획된 살인이라고 추정했다.
다행히 범행 현장 인근에 CCTV가 있어 새벽 3시쯤 흐릿한 형체가 피해자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러나 화질이 좋지 않아 정확한 신원 파악은 불가능했다.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던 중, 남편이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남편은 당시 PC방에서 일하고 있었던 알리바이가 명확했다.
두 번째 용의자로는 그날 밤 피해자와 함께 맥주를 마시다 집에 돌아갔다는 친구가 거론됐다. 그러나 그 역시 충분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었다.
유일한 목격자인 1살, 4살의 두 딸들은 당시 잠을 자고 있어 범인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없었다.
사건 발생 한달 후인 11월 중순, 피해자의 남편이 수사팀에게 아이들의 이니셜이 새겨진 돌반지랑 목걸이가 도난 당한 것 같다며 경찰에 알렸다. 사건 당시에는 몰랐으나 집을 정리하다 보니 알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곧장 금은방과 전당포에 협조를 요청했고, 11월 말 경 한 여성이 진주 시내 금은방에서 다량의 귀금속을 수시로 판매했고 인사동 피해품과 유사하다는 제보를 받는다.
이후 경찰은 이 여성을 찾아 경찰서로 동행했고, 여성은 목욕탕에서 훔친 물건이라고 발뺌하였으나 계속되는 추궁에 동거남이 훔쳐온 물건들이라고 털어놨다. 사건 발생 두 달 만인 12월 7일, 경찰은 여성과 동거하던 남성인 신대용(43)을 체포하였다.
신대용은 경찰 진술 과정에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진주 시내의 빌라나 원룸에 들어가 2,200만 원 정도 금품을 훔쳤다고 절도 사실을 자백하였으나, 살인 사건에 관해서는 모른다며 잡아뗐다.
경찰은 그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라포 형성을 하면서 심리적 방어감을 허무는 동시에, 범행 시각과 같은 시간에 범행 장소였던 인사동 빌라에서 현장검증을 하며 회유와 압박을 반복했다. 결국 체포 나흘만인 12월 11일 오전, 신대용은 담당 형사를 불러 범행 일체와 이전의 연쇄살인까지 모두 자백했다.
신대용은 그가 19살이었던 1986년, 여자친구를 목졸라 살해하여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뒤 1998년 만기출소하였다. 그는 출소 후 생활고에 시달리자 절도 등을 저지르며 생계를 이어갔다.
2001년 6월 20일, 신대용은 진주시에 있는 금은방을 절도하다 경보기 작동으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2004년 11월 30일 출소한 신대용은 3살 연상의 동거녀를 만나 노동일을 하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생활비를 벌기 위해 또 다시 절도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2007년부터 진주 시내 빌라와 원룸 등에서 총 26차례에 걸쳐 2200여만 원을 절취하였다.
신대용이 추가로 자백한 사건 내용은 이렇다.
2000년 청과상회 살인미수 사건
2000년 6월 7일 새벽 1시, 신대용은 경상남도 진주시 수정동 소재에 있는 과일 도매상에 침입했다. 이 때 가게 안에서 자고 있는 종업원 문모 씨(30세)에게 발각되자 종업원을 칼로 무려 12차례나 찌른 뒤 현금 10만 원을 강취하고 도주했다. 종업원 문 씨는 다행히 사망하지는 않았으나 중상을 입었다.
상봉동 노부부 살인사건
2000년 6월 11일 오후 10시 30분, 신대용은 경상남도 진주시 상봉동에 있는 노부부의 집에 침입했다. 금품을 훔치기 위해 집을 뒤지던 도중, 잠에서 깬 정모 씨(68세, 여)를 칼로 찌른 뒤, 인기척을 듣고 깬 남편 강모 씨(68세 ,남)도 찌른 뒤 도주했다. 이에 정 씨는 사망하고 강 씨는 목숨을 건졌으나 중상을 입었다.
2001년 성남 주부 살인사건
2001년 5월 8일, 신대용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에 있는 빌라에 침입했다. 금품을 훔치기 위해 집을 뒤지던 도중, 잠에서 깬 30대 주부를 칼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했다.
신대용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를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고, 현재까지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사건이 워낙에 끔찍한 연쇄살인이었고 사형을 선고받았었기 때문에 가석방 가능성은 없다.
2023년, 검찰은 신대용이 2000년 5월 발생한 오산 성폭력 사건의 범인임을 밝혔다. DNA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그의 DNA를 대조한 결과 그의 DNA와 일치했다. 그는 추가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