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3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건입동 해양경찰부두 인근에 위치한 M소주방에서 여주인 한 씨(1954년생)가 누군가에게 목이 졸려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건. 현장에서 지문이 발견되었으나 감식 불능으로 나와 충격을 주었고 경찰이 피해자의 주변 인물 70여 명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를 했으나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해 1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2006년 9월 3일 오후 2시 40분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한 한 소주방에서 50대 여성이 피살되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급히 출동해 사망자를 확인한 결과 사망자는 이 소주방의 여주인인 한 씨였다. 그녀의 시신은 소주방의 주방에서 발견되었다. 전날부터 가게 문이 닫힌 채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생이 잠긴 문을 따 들어가 보니 한 씨가 쓰러진 채 숨져 있었다. 여인의 몸 등에 여러 군데에 끝이 부드러운 둥근 뭔가로 콕콕 찔린 상처가 있었으며 혈흔도 발견되어 타살로 봤는데 흉기는 발견되지 않아 범인이 가지고 간 것으로 추정되었다.
주방에서 발견된 한 씨는 하의가 벗겨진 채 엎드린 자세로 발견됐다. 다만 한 씨의 몸에는 얇은 이불이 덮여 있었다. 넓지 않은 소주방 홀의 한 탁자에는 술잔과 술병, 안주 등 누군가 술을 먹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술잔과 안주의 배치는 범인이 누군가와 마주앉아 술을 먹었음을 의미했다. 사라진 물건도 있었는데 14k 팔찌와 목걸이 등의 귀금속이었다.
숨진 한 씨의 사인은 질식사로 밝혀졌는데 이는 누군가가 한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몸 여러 군데 찔린 듯한 외상은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었다. 금품을 노린 협박 과정에서 생긴 상처일 수도 있다는 추측만 나온다. 사망 시각도 전날 새벽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시각은 나오지 않았다.
한 씨의 소주방은 제주시 건입동의 제주항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항구는 그 특성상 외지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그러나 건입동은 오고가는 외부인만큼이나 오랜 기간 뿌리를 내린 채 살고 있는 이들이 많은 제주의 오랜 주거지역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범인은 그 소주방의 단골 고객일 수도 있고 아니면 외지인일 수도 있었다. 이 중 경찰은 단골 고객 즉, 면식범의 소행일 것으로 초점을 맞추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현장의 상황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술을 마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데다 범인이 범죄를 저지른 후 가게 안 스위치를 끈 점, 사라지는 순간 출입문을 잠갔던 점이 그 사실을 뒷받침했는데 출입문을 잠그기 위해서는 밖에서 열쇠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가게에 자주 출입해서 이 가게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이거나 한 씨의 주변인물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특히, 소주방 건물 위층에는 한 씨의 가족이 살고 있었다. 이들이 비명소리를 듣지 못한 점도 면식범에 의한 살인이라는 추정에 무게를 더했다. 그래서 경찰은 당시 한 씨의 주변인물 70여 명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숨진 한 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분석해 소주방을 자주 드나든 단골 고객의 명단과 친분이 있던 주변인물에 대한 정보를 추려냈으며 확보한 리스트를 통해 이들의 당일 행적을 조사했고 소주방 내 탁자와 탁자 위 컵, 술병 등에서 지문을 검출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제 범인을 잡는 건 시간 문제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물증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지문이 경찰을 배신해 버렸다. 국과수에 의뢰해 지문을 감식한 결과 감정 불능이라는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던 술들을 갖고 나와 상온에서 생긴 결로 현상 때문에 지문이 뭉그러졌기 때문에 감식이 불가능하다고 나왔다. 다른 곳에서 나온 지문은 불특정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술집인 만큼 용의자의 것이라고 단정 짓기에 무리라는 의견도 나왔다.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행적이 의심스러운 인물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를 들이댔지만 ‘죽이지 않았다’는 진실 반응이 잇따랐다. 경찰은 당시 한씨의 주변인물 70여명에 대해 사건 당일 행적을 조사했지만 확실한 물증과 사건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찰은 수사 범위를 외지인으로까지 확대했지만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사건이 미궁에 빠지게 된 이유는 2006년 당시만 해도 제주시는 저녁이 되면 인적과 차량이 드물고 CCTV 역시 거의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물증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본래 이 사건은 2021년 9월 3일에 공소시효가 만료될 사건이었지만 태완이법으로 인해 2000년 8월 1일 이후 발생한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제주지방경찰청 예하 중요미제사건전담수사팀에서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만일 이 사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제보하도록 하자.
2020년 12월 26일에 그것이 알고싶다가 소주방 사건과 라일락 카페 사건을 방영하였다.
라일락 카페 사건 범인은 출소 이후 80대 여성을 성폭행하여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