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노들길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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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4일 새벽 2시 10분경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6가 성산대교 인근 노들로에서 23살 여성 진 모씨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1010회(2015년 12월 5일 방송)에서 이 사건을 다뤘다.

당일 새벽 도로를 달리던 택시 기사 김 모씨는 급히 소변을 보기 위해 길가에 차를 멈추고 도랑에 볼 일을 보려다 도랑 안에 웬 하얀 물체가 뒹굴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한 여성이 벌거벗은 채 도랑에 버려져 있었다. 바로 며칠 전 실종된 진 씨의 시체였다.

부검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인은 경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이다
테이프로 손목이 강하게 결박된 자국이 있었다
알몸이었으나 구타나 성폭행의 흔적은 없다
코와 음부에 휴지가 박혀 있음
야외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체가 비정상적으로 깨끗함
음모가 예리한 흉기로 잘려나간 흔적이 있음
목을 조른 흔적이 있는데 자국은 2개이며 끈 이외에도 손으로 목을 조른 흔적이 나타남. 아마도 범인이 한 번에 죽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체가 아무 것도 입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매우 깨끗하다
오른쪽 손등에 둥근 모양의 상처가 있는데 담뱃불로 인한 열 손상일 가능성이 높은 걸로 추정된다.

특히 맨발인데도 발바닥을 포함해 발 전체가 깨끗하다는 점 때문에 경찰은 용의자가 진 씨의 시체를 범행 후 증거를 없애기 위해 깨끗이 씻어낸 다음 유기한 것으로 추정했다.

진 씨는 전라북도 출신으로 사건으로부터 3개월 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취업공부에 매진하던 평범한 취업준비생이었다. 관악구에서 동생과 살던 그녀는 취업 공부를 하기 위해 휴대폰까지 스스로 정지시킬 정도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변사체로 발견되기 이틀 전인 7월 2일 홍대거리 인근에서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여동창 이 씨와 술을 마셨는데 먼 타지에서 동창을 만나게 되어 즐거웠는지 다소 과하게 술을 마셨다고 한다. 7월 3일 새벽 1시경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한강에 가고 싶다"며 이 씨와 함께 택시를 타고 당산역으로 향했는데 갑자기 '혼자 있고 싶어'라고 말하면서 당산역 인근에서 택시가 멈추기도 전에 내리려 했고 내린 뒤에는 혼자 캄캄한 골목길로 뛰어가 버렸다. 그것이 진 씨의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진 씨의 시체는 실종된 곳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다. 경찰은 실종 당시 진 씨가 만취 상태였다는 것에 착안하여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였으나 검출되지 않았다. 거기다 발견 당시 사후 경직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였는데 발견 당시 사망한 지 12시간이 채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진 씨가 당산역에서 실종된 후 적어도 12시간 이상 생존해 있었다는 것을 반증했다. 실종 직후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당산역 근처를 수색하던 경찰은 몇몇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 씨의 티셔츠, 속옷, 구두, 지갑, 선글라스, 가방 등 유류품이 당산역 근처 당산2동 노인회관 앞에서 발견되었다. 발견된 유류품은 진 씨가 실종 당일 가지고 있던 것으로 거의 모든 소지품이 발견되었는데 모두 비석 앞에 가지런히 높여 있었다. 돈도 그대로 있었으나 사라진 것은 오직 정지된 휴대폰 뿐이었다. 하지만 티셔츠와 속옷에서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진 씨는 실종 장소 근처에서 이미 나체가 된 채로 시신 발견 현장까지 이동되었다는 것이다. 12월 5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분에 따르면 만취한 피해자가 스스로 탈의를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비석 뒤편 벽에 기대어 있었던 흔적으로 미뤄보아 만취한 피해자가 스스로 옷을 벗고 비석 뒤에 기대어 쉬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당산역 인근 어느 환경미화원은 '7월 3일 새벽 4시경 상의가 탈의된 채 가슴을 가리고 뛰어가는 여성을 봤다'고 진술했지만 최면 수사 결과 당일 환경미화원이 본 여성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실종 당시 진 씨가 입고 있었던 것은 빨간 바지였다.

당산역 인근 한 빌라에 거주하던 여학생 이 모씨는 '사건 당일 두 명의 남성이 한 여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고 바로 옆에는 '인천' 번호판의 보라색 액센트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렇지만 진씨는 실종 당시 빨간색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이 씨는 베이지색 바지라고 진술했다.

서로 엇갈리는 인상착의 증언에 대해 미제사건 전담반-끝까지 간다에서 한 가지 실험을 실시했는데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재현하여 대학생들 상대로 실험을 하고 일주일 뒤에 다시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에 대해 질문하였는데 대부분 어떻게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기억하지만 인상착의에 대해서는 헷갈려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상착의 등 자세한 사항을 기억하는 것 보다는 대략적인 상황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우며 그렇기 때문에 이들 중 실제 진 씨를 목격한 목격자가 있을 확률이 크다고 한다.

수사에 진척이 없던 경찰은 불확실한 증언을 바탕으로 두 남자의 몽타주를 작성하고 배포했으나 아무런 성과도 얻을 수 없었다. 경찰은 시체가 나체임에도 불구하고 성폭행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용의자를 성불구자로 추측하기도 했다.

시체가 발견되기 2시간 전인 7월 3일 오전 12시경 시체 발견 장소 근처 노들길에 있던 구난차 기사 김 씨는 '도랑 근처에 어두운 색깔의 아반떼 XD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으며 한 남성은 하수구 옆에 서성거리고 있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선팅된 차 안 운전석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하수구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경찰차? 아니 구는차다." 라고 말했다고 하며 그들 중 한 명의 옷엔 'R'이 눕혀진 형태의 상표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김 씨가 기억해 낸 차량번호 뒷자리 중 8 또는 9가 있다는 진술을 토대로 이 번호를 가진 차량 1000여 대 소유자 중 남성 만을 골라 DNA를 채취했으나 결과는 허탕이었다.

사건으로부터 6년이 지난 2012년 3월 9일 신원 불명의 남자에게서 담당 형사에게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노들길 살인 사건 담당 팀이 어디냐, 그 사건 때문에 말씀드릴 게 있다"
"내가 그 사건 용의자들 2명을 알고 있는데, 당시 배포한 몽타주와 얼굴은 비슷한데 키는 5cm 정도 작다. 사건 수사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들을 다시 수사해 봐라"
"(용의자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건 말씀드릴 수 없다. 알려 줄 수 없다."
당시 영등포경찰서가 통화 내역을 분석해서 발신지를 찾아보니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부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였지만 지문은 물론 주변에 CCTV도 없고 이후에 제보전화도 들어오지 않아 더 이상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이 사건에 대해서 관련이 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경찰은 이 사건을 묻지마 범죄로 추정한 채 수사를 끝냈는데 서울지방경찰청 장기 미제 사건 팀의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은 새로운 증거나 목격자가 없는 상태라 영등포 노들길 살인사건은 현재 다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 사건은 범인에 대한 단서도 전혀 포착하지 못한 채 수사가 종료되었다. 다만 2015년 8월부터 기존에 공소시효가 남은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영구 중단됐기 때문에 일단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12월 5일 그것이 알고싶다 1010회에서 신정동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이 제기되었다. 똑같이 목을 조른 살인 방법, 피해자의 몸속에 집어넣은 휴지 등 이물질, 공들여 닦은 듯한 깨끗한 상태의 시신 처리 방법 등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이 발견되었고 신정동 살인사건의 시간 간격이 약 6개월 가량이며 2차 사건 이후 약 7개월 이후 발생한 사건이라는 시간적 간격의 유사성, 신정동 사건과 거리가 5km가량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 등에서 상당한 유사성이 보인다.

다만 신정동 사건에서는 시신을 포대 등으로 싸서 유기했으나 노들길 사건에서는 시신을 일부러 전시하다시피 포지셔닝해 보이기 쉬운 장소에 유기한 점 등에서 차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사건의 범인이 신정동의 범인들과 동일하다면 2인조의 범행이기 때문에 상황이나 주동범의 심리상태에 따라서 변화할 가능성도 무시하기는 힘들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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